<프롤로그>
굵은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 마스크와 우산을 쓰고 차를 타는데 빗물이 옷을 적시면 우울감이 밀려온다. 이처럼 인생은 매일 해가 쨍쨍 비치는 날만 계속되지 않는다. 도리어 비바람이 치는 힘든 날이 더 많은 게 현실이다. 그때마다 행복을 주는 것이 바로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이다. 그들을 떠올리면 이런 건 대수롭지 않다. 영화 <어느 멋진 날(One fine day), 1996>에서 각자 이혼 후 아이를 키우며 재미없고 우울하게 살아가던 남녀가 우연히 만나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사랑을 키워가며 궂은 날씨 같은 삶에서 벗어나 사랑으로 가득한 멋진 날을 맞이하게 된다. 행복의 기준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렸지만 분명한 것은 자신에게 불행이 닥쳤을 때 헤쳐나갈 한 줄기 빛과 같은 사랑이 있어야 슬기롭게 탈출을 꿈꿀 수 있다.

<영화 줄거리 요약>
멜라니 파커(미셸 파이퍼 분)는 홀로 아들을 키우며 살아가는 이혼한 건축 디자이너 이다. 잭 테일러(죠지 클루니 분)는 테일리 뉴스에 칼럼을 쓰는 기자이자 이혼남으로, 전처가 키우는 딸을 주말마다 만나고 있다. 지금껏 계속 남자들에게 실망만 해온 멜라니는 다시는 남자를 사귀지 않겠노라고 다짐하며 지내왔고, 잭 역시 여자들을 단지 가벼운 데이트 상대로만 여겨왔다. 즉, 두 사람 모두 사랑에는 신뢰를 상실한 상태였다. 그러던 중 두 사람의 아이들이 같은 학교에 다니는 덕분에 둘은 우연히 만나게 된다. 하지만 잭의 실수로 아이들이 그만 소풍에 가지 못하게 되고 만다.  두 사람은 직장으로 인해 아이들을 맡길 곳을 찾다가 결국은 둘이 서로 비는 시간에 교대로 아이들을 돌봐주기로 한다. 그러나 일이 꼬이려고 그랬던 것일까. 둘의 핸드폰이 뒤바뀌는 통에 상황은 더 복잡해지고, 안 그래도 서로에게 불편한 감정이었던 두 사람은 계속 상대에게 마음에도 없는 독설을 퍼붓게 된다. 그러면서도 둘은 서로에게 자신의 감정을 들킬까 봐 두려워 으르렁대면서도 조금씩 상대에게 끌리게 된다. 한편 기자회견장에서 시장의 비리를 폭로하려 했던 잭의 계획은 증인이 늦게 나타나는 바람에 난관에 부딪히고 이로 인해 잭은 웃음거리가 되고 만다. 그러자 잭의 핸드폰을 통해 시장의 비리에 관한 내용을 알고 있던 멜라니는 기자회견장에 미리 가서 시간 끌기 작전으로 잭을 도와준다. 힘겨웠던 하루가 저물면서 결국 모든 일은 잘 해결되고, 두 사람은 서로에게 자연스럽게 마음의 문을 열고 ‘어느 멋진 날’로 들어서게 된다.

<관전 포인트>
A. 멜라니와 잭의 현실적 어려운 스토리는?
멜라니와 전남편이 헤어진 후 멜라니의 사고뭉치 아들인 새미는 아빠를 무척 그리워한다. 이런 상황에서 멜라니는 중요한 고객과의 미팅을 앞두고 있다. 한편 잭의 전 부인은 재혼해 신혼여행을 떠나며 딸 매기를 잭에게 맡기려 한다. 이렇듯 이혼 후 두 사람의 일상은 어려움에 부딪히게 된다.

B. 멜라니가 중요한 고객과의 비즈니스 미팅 중 한 행동은?
고객과 미팅 중이던 멜라니는 미팅 장소 밖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아들 새미를 위해 “전 아들이 있고 그 애는 20분 후에 축구 경기가 있어요. 늦으면 트로피를 못 받죠. 저 때문에 늦을지도 몰라요. 더 가슴 아픈 건 저 아이가 우는 대신, 밖에서 저렇게 붕어 입을 하고 웃고 있다는 거예요, 여러분은 제 능력과 노력을 믿고, 아들에게 엄마로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길 바라실 거예요”라고 말한다. 이에 고객들은 열심히 사는 그녀를 흔쾌히 보내준다.

C. 멜라니가 테일러에게 가장 큰 호감을 느끼게 되는 것은?
공원 분수대에서 뛰어놀고 싶어 하는 아이들을 위해 잭은 멜라니를 번쩍 안아 들어 옷에 물이 튀지 않게 해주고, 아이들이 놀 수 있도록 해준다. 잭 덕분에 물장구를 치며 행복해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멜라니는 잭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아들인 새미가 잭을 잘 따르는 모습을 보고 새로운 가족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잭도 자신의 딸 매기를 같은 여성으로 세심히 돌봐주는 멜라니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

D. 잭이 특종으로 취재하던 사건은?
시장이 뒷돈을 받고 마피아를 도와준 것을 알게 되어 증인을 찾지만, 증인은 보복이 두려워 숨게 된다. 이때 시장의 외도로 화가 난 부인 일라인을 찾아가 시장의 비리를 증언해달라고 요청한다. 마침내 그가 25만 달러를 받은 증거를 확보하여 특종을 성공적으로 완성한다. 이때 시장과의 인터뷰 시간에 늦어지는 잭을 위해 멜라니가 시간을 벌기 위해 노력하는 등 멜라니는 잭에게 큰 도움을 주게 된다.

E. 힘든 하루를 보내고 찾아온 잭의 결론은?
멜라니의 집에 찾아온 잭은 “솔직하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요. 남편과 다시 시작할 거라면 왜 하루종일 날 유혹했죠? 그리고 애들한테 나랑 데이트하고 싶다고 했다면서요”라며 능청스럽게 접근을 한다. 이에 멜라니는 ‘나를 물지 말아요(Don’t bite :자신을 다시는 아프게 하지 말라)’라고 말을 하고 그 말에 잭이 동의하자, 멜라니는 잭에게 키스를 하게 된다.

<에필로그>
엔딩에서 서로의 호감을 확인한 후 멜라니는 엄마 냄새가 나지 않도록 매력적으로 꾸민 후 나오겠다며 잠시 자리를 비우게 된다. 멜라니를 기다리던 잭은 힘들었던 일과에 지쳐 소파에서 잠이 들자, 한껏 꾸미고 나온 멜라니는 그 모습을 보고 그의 옆에 살포시 기대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이 장면은 일상에서 로맨틱한 사랑을 키워나가는게 얼마나 힘든 것인지 보여준다. 그만큼 결혼과 육아는 무척이나 복잡하고 힘든 과정이다. 이때 부부들은 서로의 역할에 충실해야 가정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아이들도 평화롭게 자신들의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증가하는 이혼으로 다양한 형태의 가정이 생겨나고, 그 속에서 상처받고 고통받는 아이들이 사회적 갈등의 문제로 주목받고 있다. 젊은 날 뜨거운 사랑에, 따르는 많은 책임도 동시에  잘 관리하면서 행복하고 슬기로운 가정을 이끌어 나가도록 해야 한다. 인생은 비가 오고 눈이 오는 날이 많지만,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사랑이 있다면 설렘 가득한 ‘어느 멋진 날’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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