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과 도덕경의 관계(소도님의 글에 대한 小見)
그러나 인간존재의 수수께끼들을 푸는 방식은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가령 주역은 수시로 변화하는 세계속에서 길흉이란 관점에서 인간의 문제를 풀어보려한다면 도덕경은 믿을 수 없는 현실에 대해서 참된 道를 추구하는 방식으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말해서 주역은 세상에서 발생하게 마련인 갖가지의 혼란속에서 흉한 일들을 피해서 길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면, 도덕경은 세속을 넘어서서 혹은 세속의 이면속에 숨어있는 참되고 영원한 세계로 가는 길을 묻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어떤 철학자는 음양관념을 들어서, 주역은 양을 돕고 음을 억제한다는(부양억음론의) 陽 중심의 철학이며, 도덕경은 세상에서 추구하는 가치와 반대로 어둡고 어리석고 낮은 상태를 추구하는 陰 중심의 철학이라고 구별하기도 합니다.
제 소견으로도 이렇게 음양론적 지평에서 주역과 도덕경의 차이를 생각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특히 도덕경이 기존의 문명과 가치체계에 대한 비판이란 성격을 지닌다는 점에서, 시간적으로 도덕경에 선행하는 주역의 사상에 대한 비판과 새로운 시각으로 평가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점과 다른 점을 동시에 고찰해본다면 단면적 고찰보다는 훨씬 더 많은 의미 내용들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동양사상의 두 원천인 주역과 도덕경에 대해서도 여러 시각에서 깊이 음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의 소견이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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