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문제로 태극마크와 인연 맺지 못한 구창모, WBC 승선
"12월부터 투구 훈련…일본전은 꼭 승리하고 싶어"

이 악문 NC 구창모, 벌써 투구 훈련 시작 "WBC서 한 풀겠다"
"그토록 꿈꿔왔던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이번만큼은 준비 잘해서 한을 풀겠다.

"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좌완 특급 구창모(25)는 5일 발표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30인 최종 명단에 포함된 뒤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완벽한 준비'를 강조했다.

그동안 국제대회 출전을 앞두고 부상 문제로 고개를 떨궜던 구창모는 WBC에서 최고의 기량을 펼치겠다며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구창모는 일찌감치 WBC 준비에 들어갔다.

최종 명단을 발표하기 전부터 WBC를 겨냥한 프로그램을 짜서 훈련을 시작했다.

그는 "그동안은 12월에 체력 훈련을 한 뒤 이듬해 1월 초부터 캐치볼 훈련을 하며 KBO리그 개막을 준비했지만, 이번엔 (3월에 열리는) WBC에 맞춰 12월 초에 캐치볼 등 투구 훈련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잦은 부상으로 많은 실망을 안겨드렸는데, 반쪽짜리 투수가 아니라는 것을 국제대회에서도 보여드리고 싶다"며 "현재 몸 상태는 나쁘지 않다.

대회 시작 전까지 최고의 컨디션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프로야구 최고 좌완 중 한 명인 구창모는 유독 태극마크와 인연이 없었다.

지긋지긋한 부상 때문이었다.

그는 2019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 대표팀 명단에 승선한 뒤 허리 통증으로 국가대표 자격을 반납했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때도 그랬다.

구창모는 전완근 미세 골절로 재활 훈련에 전념하느라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다.

당시 대표팀을 이끌었던 김경문 전 감독은 출전 선수 최종 명단 발표 현장에서 좌완 투수 기근을 언급하며 "구창모가 빠진 게 가장 마음이 아프다"고 말하기도 했다.

구창모가 빠진 야구대표팀은 일본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한국은 2019 프리미어 12 결승에서 일본에 완패했고, 도쿄올림픽에선 준결승에서 만난 일본에 2-5로 패했다.

이 악문 NC 구창모, 벌써 투구 훈련 시작 "WBC서 한 풀겠다"
두 번이나 국제대회 문턱에서 좌절한 구창모는 우여곡절 끝에 2023 WBC 최종 명단에 승선했다.

구창모는 WBC에서 김광현(SSG 랜더스), 양현종(KIA 타이거즈)과 함께 핵심 좌완 투수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실력만큼은 대선배인 김광현, 양현종 못지않다.

그는 2022시즌 부상에서 복귀해 11승 5패 평균자책점 2.10의 성적을 거두며 녹슬지 않는 기량을 과시했다.

실력을 증명한 구창모는 지난달 NC와 최대 7년간 132억원의 비(非) 자유계약선수(FA) 다년 계약을 맺었고, WBC 대표팀에도 이견 없이 승선했다.

프로 데뷔 후 첫 국제대회에 나서는 구창모는 남다른 각오를 품었다.

프리미어 12, 도쿄올림픽에서 일본에 무릎 꿇은 장면을 중계방송으로 지켜봤던 구창모는 "일본전만큼은 꼭 승리하고 싶다"며 "그동안 국제대회 일본전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일본전에 등판해 좋은 공을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엔 야구천재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를 비롯해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 라스 테일러-다쓰지 눗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최정상급 타자들이 차고 넘친다.

구창모는 "내 공이 국제대회에서 통할까 궁금하다"라며 "아직은 긴장보다 설레는 마음이 크다.

빨리 WBC 무대에서 공을 던지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대표팀 주전 포수 양의지(두산 베어스)와 재회도 기대한다.

그동안 NC에서 구창모와 최고의 호흡을 맞췄던 양의지는 올겨울 자유계약선수(FA)로 두산에 입단했다.

구창모는 "양의지 선배는 두산 이적 후 WBC에서 꼭 다시 만나자고 했다"며 "아직은 우리 팀 선수 같다.

누구보다 날 잘 리드해주는 선배라서 의지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