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국 중국이 메달 순위에서 미국을 따돌릴 수 있을까.

이것은 제29회 베이징올림픽 전체를 아우르는 최고의 관전 포인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을 시작으로 3회 연속 메달 집계에서 1위를 차지했던 미국이 역시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다.

이번에도 미국이 메달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면 4회 연속 종합 우승이 되는 셈인데 그렇게 되면 올림픽 사상 두 번째 기록이 된다.

물론 메달 집계라는 것이 비공식적인 것이긴 해도 미국이 1912년 스톡홀름 대회부터 1932년 로스앤젤레스 대회까지 5개 대회 연속 종합 1위를 한 이후 아직 4차례 올림픽에서 한 나라가 연속 1위를 한 적은 없었다.

따라서 과연 중국이 미국의 연승 행진에 제동을 걸 수 있을 지 더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에 희망적인 예상이 하나 나왔다.

6월말 영국 컨설팅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가 이번 베이징올림픽 전망을 내놨는데 중국이 총 메달 88개로 87개의 미국을 제치고 종합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했다.

4년 전 아테네에서 총 63개의 메달을 따내 미국(102개)은 물론 러시아(92개)에도 뒤졌던 것을 감안하면 중국의 약진을 기대할 만 하다.

또 지난 연말 이탈리아의 국제경기 전문가 루치아노 바라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97개)에는 뒤지지만 총 89개의 메달을 따내 종합 2위를 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즉 메달 몇 개 차이는 예상에서 큰 의미가 없는 만큼 중국이 이번 올림픽에서 예년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는 셈이다.

지금까지 올림픽 개최국이 종합 우승을 차지한 예는 총 25번의 대회 가운데 8번으로 약 3분의 1 수준이라 단순 확률로 따져도 중국의 종합 우승은 충분히 넘볼 수 있는 현실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겠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 처음 출전했던 중국은 금메달 15개를 따냈었고 1988년 서울 대회에서는 금메달 5개로 부진했지만 이후 16개, 16개, 28개, 32개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세부 종목으로 들어가 보면 중국의 강세가 예상되는 종목은 탁구, 배드민턴, 다이빙, 체조 등이 꼽힌다.

탁구와 배드민턴에서는 사실상 중국의 싹쓸이가 예상된다.

아테네 대회에서 각 3개씩 금메달을 따냈던 이 두 종목에서 중국은 탁구 4개, 배드민턴 5개 등 전종목 석권을 기대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그렇게 되지 않을 가능성이 오히려 더 적어 보인다.

4년 전 아테네에서 놓쳤던 탁구 남자단식 금메달 탈환은 중국 입장에서는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과제로 돼 있고 배드민턴 혼합복식과 남자복식에서도 명예 회복을 노린다.

다이빙은 아테네 때 중국이 금메달 6개를 거둬들인 종목이다.

궈징징, 우민샤 등으로 대표되는 여자 대표팀을 비롯해 막강한 전력을 갖추고 있는 중국은 지난 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무려 9개의 금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이번 올림픽 다이빙에는 금메달 8개가 걸려 있다.

체조 역시 중국의 전략 종목이라 할 수 있다.

아테네에서는 금메달 1개에 그쳤지만 이번에는 내심 6개 정도의 금메달 수확을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해 독일 슈트트가르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5개, 2006년 덴마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는 금메달 8개를 따냈기 때문에 안방에서 금메달 6개는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다.

특히 다이빙, 체조와 같은 종목들은 심판들의 채점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홈 어드밴티지도 기대할 수 있다.

사격과 역도도 빼놓을 수 없는 중국의 메달밭이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중국에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긴 종목이기도 한 사격에서는 5개의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테네에서는 금메달 4개를 따냈으며 여자공기소총 세계 1위 두리, 남자 10m 공기권총 탄쭝량, 남자 25m 공기권총 딩펭 등이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남자 6개 체급과 여자 4개 체급에 나서는 역도에서도 무더기 금메달이 기대된다.

중국은 아테네에서 금메달 6개를 가져갔는데 중국 신화통신이 지난 해 12월 올림픽 전망 기사에서 "중국 헤라클레스들이 베이징올림픽에 초점을 맞춘 만큼 그 때보다 적은 금메달은 아닐 것"이라고 큰 소리를 쳤을 정도다.

이밖에 조정, 여자배구, 복싱, 태권도, 유도 등에서도 중국은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1개를 따낸 조정은 홈 이점을 살려 2개 이상의 금메달에 도전하고 역시 지난 해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52㎏급과 78㎏ 이상급 금메달리스트 시준지에, 통웬에게도 우승을 기대하고 있다.

또 금메달 기대치는 1개지만 그 의미는 가장 중요한 육상 남자 110m 허들 류시앙의 올림픽 2연패 여부는 또 다른 의미에서 중국 팬들의 가장 큰 관심사다.

최근 쿠바의 다이론 로블레스가 12초87로 류시앙의 세계기록을 0.01초 앞서며 흥미가 더해졌다.

결국 미국의 전략 종목이라고 할 수 있는 육상, 수영 등에서 다른 나라들이 얼마나 분전해 주느냐와 반대로 중국이 자신들의 메달밭을 얼마나 잘 가꾸느냐에 따라 근소한 차이로 중국의 종합 1위 전략의 성공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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