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대포 네 방을 쏘아 올리는 화끈한 홈런 쇼를 펼친 이승엽(31.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지난달 3일 이후 37일 만에 4번 타자 자존심을 회복했다.

이승엽은 9일 도쿄돔에서 벌어진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와 홈경기에 1루수 겸 4번 타자로 선발 출장, 2-1로 앞선 1회 무사 주자 1루에서 상대 선발 시모야나기 쓰요시(39)의 6구째를 잡아당겨 우익수 앞 안타를 터뜨렸다.

그동안 이승엽 대신 4번으로 활약해오던 3루수 오가사와라 미치히로(34)가 3번으로 내려 앉았고, 니오카 도모히로(31)와 아베 신노스케(28)가 차례로 5, 6번으로 이승엽의 뒤를 받쳤다.

이승엽은 오른손 엄지손가락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간 7월12일 4번 타순을 오가사와라에게 내줬다가 지난달 2∼3일 이틀간 오가사와라가 부상을 당한 사이에 잠깐 4번으로 복귀했지만 같은 달 4일부터 다시 5번으로 내려간 뒤 5∼7번을 오갔다.

이승엽은 4번 복귀 첫 타석에서 1루 주자 오가사와라를 3루로 보내는 안타를 치며 팀이 3-1로 앞서가는데 기여했지만 이후 타석에선 볼넷 2개를 얻어냈을 뿐 범타를 쳐 4타수1안타, 볼넷 2개를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278(471타수131안타)로 변함이 없었다.

7회 초 수비 때에는 한신 선두타자 앤디 시츠(36)가 3루 땅볼을 친 뒤 1루 베이스 커버에 들어간 이승엽의 왼발을 의도적으로 밟는 바람에 양팀이 충돌 일보 직전까지 가는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경기는 요미우리가 한신의 10연승을 저지하지 못하고 10회 연장 끝에 8-9로 지는 바람에 이날 승리한 2위 주니치 드래곤스에 승차 없이 뒤진 3위로 떨어졌다.

이병규(33.주니치)는 시즌 40타점째를 올리는 적시타를 날리며 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이병규는 이날 나고야 돔 야쿠르트 스왈로스전에 중견수 겸 6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 3-0으로 앞선 1회 말 무사 1, 3루에서 한때 국내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던 선발 세스 그레이싱어로부터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3회 삼진, 6회 무사 1루에서 병살타로 물러나 3타수 1안타를 기록했고 시즌 타율은 0.261(360타수102안타)을 유지했다.

주니치는 4-1 승리로 야쿠르트와 3연전을 싹쓸이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