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진과 김도훈으로 아시안컵을 넘본다.' 한국대표팀의 간판 투톱인 조재진(22.광주)과 김도훈(33.성남)이 나란히 득점포를 가동하며 골 가뭄에 허덕이는 코엘류호에 새 희망을 불어넣었다. `코엘류의 황태자' 조재진과 `갈색 폭격기' 김도훈은 25일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안컵 2차예선 베트남전에서 연속골을 합작하며 팀의 5-0 승리에 큰몫을 했다.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은 대표팀 소집 당시 조재진-김도훈을 투톱으로 내세울 생각이었지만 두 선수 스타일이 비슷하다는 점을 고려해 베트남전에 최성국-김도훈 카드를 내밀었다. 하지만 최성국과 김도훈이 전반에 엇박자를 내며 베트남의 수비벽에 연달아 막히자 후반 들어 최성국을 오른쪽 날개로 이동시키고 조재진을 투입하면서 전술변화를 꾀했다. 조재진은 코엘류 감독의 부름을 기다렸다는 듯이 나오자마자 베트남 문전을 수시로 파고들더니 1-0로 앞서던 후반 14분 강슛으로 추가골을 뽑아내며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현재 올림픽대표와 성인국가대표를 겸하고 있는 조재진은 올시즌 K리그에서 겨우 2골에 그치고 A매치에서도 한골도 뽑지 못해 그동안 비난세례에 시달렸지만 이날 골로 주변의 우려를 단숨에 불식시켰다. 코엘류 감독 또한 기자회견 때마다 조재진을 미래의 한국팀을 이끌 스트라이커 감으로 지목하며 지대한 관심을 보였던 터라 이날 골은 새로운 간판 골잡이 탄생을 예고하는 축포인 셈이다. 아울러 대표팀의 맏형인 김도훈의 활약 또한 눈부셨다. 최성국과 짝을 이뤄 선발 출장한 김도훈은 전반 내내 부지런한 몸놀림으로 상대문전을 노렸지만 전원 수비로 맞선 베트남의 악착 수비에 막혀 공격의 활로를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김도훈은 전반 30분 문전에서 가슴트래핑 후 멋진 슛을 날리는 등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상대 수비를 끌어내며 최성국에게 파고들 공간을 내줬다. 후반 들어 조재진의 추가골로 한국이 2-0으로 앞서자 한결 마음이 가벼워진 김도훈은 후반 23분 최성국이 올린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어 베트남의 추격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올시즌 K리그의 활약에 매료돼 김도훈을 대표팀에 발탁했던 코엘류 감독은 이날 노련미를 바탕으로 하는 골마무리 실력을 직접 보게돼 아시안컵 본선에 대표팀 스트라이커에 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