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분단 후 처음으로 NLL 이남에 미사일, 동해완충구역에 또 포격
전투기서 NLL 이북으로 공대지미사일 발사…합의서 사실상 휴짓조각
남북 쏜 미사일 모두 NLL 넘어…9·19 군사합의 '무용지물'
남북이 2일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과 이북으로 미사일을 주고 받음에 따라 9·19 남북군사합의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군사합의는 동해 NLL을 기준으로 남북 각각 40㎞ 이내 해상에서는 포사격 등 적대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 북한이 쏜 미사일과 우리 군의 대응 미사일 모두 완충구역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남북 모두 군사합의를 위반하면서 도발과 응징을 가하는 등 군사적 긴장이 급속히 상승하고 있다.

군사적 우발 충돌 방지를 위해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했던 9·19 합의는 최근 북한의 잇따른 포병 사격으로 의미가 퇴색된 지 오래고, 이날 북한과 남측의 미사일 발사까지 더해지면서 사실상 휴짓조각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은 이날 오전 8시 51분께 강원도 원산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3발을 발사했는데 이중 1발은 NLL 이남 26㎞, 속초 동방 57㎞, 울릉도 서북방 167㎞ 공해상에 떨어졌다.

특히 울릉도로 향하는 방향으로 발사돼 오전 8시 55분부터 오후 2시까지 울릉군에는 공습경보가 내려지기까지 했다.

북한 도발 수준에 비례해서 대응 사격에 나서곤 했던 우리 군은 이날 북한 미사일이 NLL을 넘어옴에 따라 역시 NLL 이북 해상으로 미사일 3발을 날렸다.

공군 F-15K와 KF-16 전투기에서 사거리 270~280㎞에 달하는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슬램-ER(SLAM-ER)을 'NLL 이북 공해상, 북한이 도발한 미사일의 낙탄 지역과 상응한 거리'의 해상에 발사했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북한과 남측이 연이어 NLL 너머로 미사일을 주고받으면서 9·19 군사합의 제목의 '합의'라는 표현을 거론하기조차 계면쩍은 상황이 됐다.

남북 쏜 미사일 모두 NLL 넘어…9·19 군사합의 '무용지물'
9·19 군사합의는 문재인 정부 시기 2018년 9월 19일 발표된 9월 평양공동선언의 부속 합의서로, 정식 명칭은 '판문점선언 군사 분야 이행합의서'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이 서명한 합의서는 NLL 기준 남북 40㎞씩을 해상완충구역으로 지정해 그 내부에서의 사격이나 해상 기동훈련 등을 중지하도록 했다.

북한 미사일이 떨어진 곳은 NLL 이남 26㎞로 해상완충구역에 들어간다.

여기에다 북한은 오후 1시 27분쯤엔 강원도 고성군 일대에서 동해상 NLL 북방 해상 완충구역 내로 100여 발의 포병사격을 감행했다.

군사합의서는 탄도미사일보다 재래식 무기 충돌 금지에 방점이 찍혔지만, 무력 충돌 방지라는 취지의 연장선상에서 탄도미사일 역시 금지 대상이 된다고 봄이 타당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군은 북한 포격이 명백한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며 북측에 9·19 군사합의 위반임을 알리고 즉각 도발 중단을 촉구하는 경고통신을 실시했다.

우리가 대응 사격으로 보낸 미사일 역시 '북한 미사일 낙탄 지역과 상응한 거리'로 NLL을 넘어간 만큼 남측 역시 대응 차원에서 9·19 합의를 위반한 셈이 됐다.

북한은 지난달 14∼24일 9차례에 걸쳐 동·서해 해상 완충구역 포병 사격으로 이미 9·19 합의를 계속 어기고 있었고 이날도 오후 1시 27분께 강원 고성군 일대에서 해상 완충구역으로 포격을 감행, 또 9·19 합의를 위반했다.

북한이 일방적으로 어겨오던 9·19 합의였지만, 이날은 '분단 이후 최초 NLL 이남 탄도미사일 발사'라는 고도의 도발에 우리 군도 대응에 나서면서 9·19 합의는 명목상으로만 남아 있는 수준이 됐다.

군이 NLL을 넘어온 북한 미사일에 대해 요격을 시도하지 않은 점은 논쟁거리가 될 수도 있다.

그간 영해나 영공을 침범하면 즉각 요격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이에 김성한 대통령실 안보실장은 "엄밀히 말하면 우리 영토로 날아온 것이 아니고 우리 관할권이 미치는 배타적경제수역(EEZ)으로 날아온 것이므로 요격 대상은 아니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