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국민회의 전당대회 당시 DJ 득표율보다 높아
권리당원 투표율 40% 미만…낮은 호남 투표율, 싸늘한 민심 반영 지적도
이재명, 77.77% '역대급' 득표…흥행 부진 등에 투표율은 저조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흐름에 이변은 없었다.

더불어민주당의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8·28 전당대회 결과 이재명 대표는 77.77%의 득표율로 상대인 박용진 후보에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2020년 8월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이낙연 전 대표의 60.77%보다 17%포인트 높은 수치다.

이 대표의 득표율은 지난 1997년 5월 새정치국민회의 전당대회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DJ)이 얻은 득표율을 뛰어넘는다.

김 전 대통령은 당시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77.5%를, 총재 경선에서 73.5%를 각각 득표했다.

숫자만 놓고 보자면 이 대표의 득표율은 민주당의 정신적 지주라 할 수 있는 DJ를 뛰어넘은 셈이다.

친명(친이재명)계에 맞설 주요 계파인 친문(친문재인)계가 후보를 내지 않은 점 등이 시종일관 이 대표의 독주체제를 가능하게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 대표는 30%를 반영하는 대의원과 40%를 반영하는 권리당원, 25%를 반영하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와 5%를 반영하는 일반 당원 여론조사에서 모두 박 후보를 압도했다.

이 대표는 전국대의원 투표에서는 72.03%,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78.22%, 일반 당원 여론조사에서는 86.25%를 각각 득표했다.

친명계로의 쏠림 현상을 우려한 대의원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표를 줬지만, 지난 3월 대선을 전후해 대거 입당한 친명 성향 당원들의 몰표가 쏠린 것으로 보인다.

당내 조직에서 열세였던 박 후보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의 선전을 기대했으나 17.75%를 얻는 데 그쳤다.

'역대급'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과거 전당대회와 비교해 투표율이 낮다는 점은 이 대표에게는 향후 당 운영에서 다소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이번 전당대회 권리당원 선거인단 투표율은 37.09%로, 2020년 8월 전대 당시의 41.03%와 2021년 5월 전대 당시의 42.74%에 미치지 못한다.

초반부터 이 대표가 독주하면서 경쟁 구도가 꾸려지지 않아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한 셈이다.

특히 당의 지역적 기반인 호남에서의 지지율이 낮다는 점이 눈에 띈다.

17곳 지역별 권리당원 투표율에서 전남(37.52%)은 열 번째였고, 광주(34.18%)와 전북(34.07%)은 각각 열세 번째와 열네 번째였다.

이를 두고 각 진영의 해석은 엇갈린다.

비명계의 경우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이 있는 이 대표가 반성 없이 곧바로 당 대표 경선에 나서면서 이에 대한 불만이 우회적으로 드러난 결과라고 주장한다.

반면 친명계는 호남의 저조한 투표율은 이 대표를 향한 불만이 아닌 호남 정치인을 향한 물갈이 요구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결국 이번 전대 결과는 친명 성향 당원들의 지지를 등에 업은 이 대표의 압승이었지만, 낮은 투표율은 비명계를 포용하지 못한 것은 물론 여전히 싸늘한 민심 내지 중도층의 무관심 등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이런 맥락에서 이 대표의 초반 당 대표 운영 과정에 당내 통합과 중도층 민심 회복이 주요한 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