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직접 조사가 시작되면서 검찰과 노 전 대통령 측의 '창과 방패' 싸움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게 됐다. 각각의 진영은 모두 '베테랑 율사'로 구성돼 있어 서면조사를 시작으로 소환조사,기소,재판에 이르기까지 한치도 물러서지 않는 치열한 법리다툼을 벌일 전망이다.

'창'의 진영은 검찰의 최고 수사통인 대검 중수부다. '수장'인 이인규 중수부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금융 · 조세 · 기업 수사분야의 베테랑으로 꼽힌다. 2002년 서울지검 형사9부장 시절 SK 비자금 수사로 '재계의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좌고우면하지 않고 돌진하는 스타일로 유명하다.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재직했던 2006년에는 '김홍수 법조비리' 사건을 이끌면서 한때 직속상관이었던 김학재 전 대검 차장을 기소하기도 했다.

홍만표 수사기획관은 '대통령 킬러'로 통한다. 1995년 대검 중수부의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수사에 참여하면서 대통령 관련 수사에 처음 발을 담갔다. 같은 해 11월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 비자금 수사가 시작되자 서울지검에 복귀했으며 1997년 3월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 비리 의혹을 수사하던 대검 중수부로 파견됐다.

우병우 중수1과장은 서울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 시절 '조세포탈' 관련 수사로 명성을 날렸고,이석환 중수2과장은 SK 비자금 수사에 공을 세웠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방패 진영'도 만만치 않다. 우선 노 전 대통령부터가 변호사 출신이다. 그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저희 집(권양숙 여사)에서 돈을 받았다"고 밝히면서 뇌물죄 혐의 탈피의 돌파구를 마련했다. 여기에 22일 서면조사서가 도착하면서 노 전 대통령의 과거 참모들이 합류해 부산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측근인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2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아직 변호인단 구성을 생각할 때는 아닌 것 같다"면서도 "'우리'가 서면조사서를 작성하고 있다"고 밝혀 변호인단이 어느 정도 꾸려졌음을 시사했다. 변호인단에는 문 전 실장과 전해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김진국 전 청와대 법무실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전 실장은 2004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에서도 간사 대리인을 맡았다. 또 문 전 실장과 함께 '법무법인 부산' 소속으로,자신의 동서인 연철호씨를 변호해 온 정재성 변호사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