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2일 회동서 전체 계파모임 필요성 공감"
3월 이재오 귀국, 4월 재선거 앞두고 주목


여권내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의 제 목소리 내기가 점차 본격화되는 느낌이다.

2일 청와대 오찬 회동 이후 친박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이 "목소리를 내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그간 몸을 낮췄던 친박 계파모임의 필요성에도 원칙적 공감대를 모으고 조만간 준비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한 친박 의원은 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박근혜 전 대표 생일인 2일 시간되는 사람들끼리 모여 축하 저녁을 함께했다"면서 "박 전 대표는 가족 모임 때문에 잠시 들렀고, 앞서 김무성 의원을 중심으로 여의포럼 등이 따로 모일 게 아니라 앞으로는 통합적으로 모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대체적으로 동의했다"고 말했다.

친박 진영은 18대 총선 이후 별도 의원모임 형태의 계파모임을 추진하다 박 전 대표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이후 복당파 중심의 `여의포럼', 당 잔류파 중심의 `선진사회포럼' 등 순수 공부모임 및 소규모 오.만찬 친목 모임을 유지해 왔다.

김 의원은 "그동안 `친박'이라는 말만 있어왔지 실제 모임은 없었던 게 사실"이라며 "이제는 괜히 조심스러울 필요없이 우리도 모이자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모임 이름이나 성격 등 구체적인 논의는 진행되지 않았지만, 2월 임시국회와 정권출범 1주년을 넘긴 다음 본격적인 준비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전해진다.

김 의원은 이와 관련, "아직 구체화된 것은 하나도 없다"면서 "다만 그 동안 당내에 있는 친박들이 전체적으로 보는 일이 없었으니 이제는 모이자는 정도고 앞으로 자연스럽게 구체화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와 상의 여부에 대해선 "박 전 대표가 오기 전에 이야기된 것"이라며 "이제는 자연스럽게 모일 때가 된 것 아니냐. 도울 일은 돕고 우리도 할 말은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 모임 발족으로 확실한 계파 구심이 형성될 경우 내달 이재오 전 최고위원 귀국 및 당협위원장 인선, 4월 재.보선 공천 문제 등 사안마다 치열한 계파 갈등이 벌어질 전망이다.

특히 친박측은 1년 임기로 오는 4월 재선출이 원칙인 당협위원장 인선과 관련, 복당한 친박의원 지역 원외위원장이 그대로 직을 유지할 경우 문제를 제기한다는 입장이어서 이 문제가 갈등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박 전 대표 의중이 관건이다.

그가 묵인한다면 친박계의 세력화가 본격화하는 셈이고, 이번에도 만류한다면 당분간 계파 갈등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주변에선 정권 1주년을 넘긴 만큼 박 전 대표도 이제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무성 의원의 발언에 대해 "당의 중진으로서 개인 입장을 말씀하신 것"이라고 짧게 논평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kyung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