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개혁론자들의 전진배치"

강봉균 신임 재정경제부장관을 중심으로 하는 제2기 경제팀의 성격을
관가에서는 이렇게 규정하고 있다.

강 장관을 비롯, 진념 기획예산처장관, 이헌재 금감위원장 등은 모두
개혁성향이 강한 인물로 평가받아 왔다.

이들은 또 경기부양에도 적극적인 성향이다.

비단 IMF체제 이후의 정책뿐이 아니다.

강 장관은 과거 90년 4.4 경기부양때 실무책임자였다.

진 장관 역시 기획원시절 86-88년의 3저 호황 경제를 연출한 경험이 있다.

새 경제팀의 이런 칼라를 감안할 때 향후 경제정책은 기존의 구조개혁 및
경기활성화 기조에 가속 페달을 밟는 노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봉균 재경부 장관도 취임기자회견에서 <>4대부문 개혁 <>내실있는 경기
회복 <>지속성장 기반구축 <>대외개방정책추진 <>중산층 육성 및 신노사문화
정착 등을 5대 과제로 제시하고 그중에도 개혁을 최우선과제로 꼽았다.

<> 개혁의 속도가 빨라진다 =새 경제팀은 위기탈출에 정책의 최우선을 뒀던
이규성 경제팀에 비해 구조개혁 마무리에 더 비중을 둘 전망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이들을 "구조조정 마무리 팀"이라고 풀이하기도 했다.

특히 그동안 대통령 곁에서 개혁 전반을 조정해온 강 장관이 전면으로
부상한 점이 주목된다.

강 장관은 "5대 그룹 가운데 1-2개가 문제가 있다"고 발언하는 등 대기업
구조개혁에 초강경으로 일관해 왔다.

이헌재 금감위원장 역시 대통령으로부터 "재신임"을 얻어 구조조정 지휘봉
에 더욱 힘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이번 정부조직개편에서 금융기관 설립 인허가권을 넘겨 받는 등
권한도 확대됐다.

진념 장관의 경우도 정부조직 개편의 후속작업으로 공기업 등 공공부문
개혁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과천에서는 새 경제팀이 구조개혁을 마무리하고 나면 금융실명제의
완성에도 손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실명제는 현재 금융소득 종합과세의 유보로 "미완의 개혁" 상태인데
강 장관이 이를 마무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강 장관은 불발로 끝난 조순 전부총리의 금융실명제 구상에 참여한
경력이 있다.

<> 경기부양책은 지속될 듯 =경기문제에 관한 새 경제팀의 시각은 강 장관
의 지난 18일 발언이 대변해 주고 있다.

그는 이날 다국적기업 최고경영자협회 초청 강연에서 경기논쟁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현재의 금리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 아니다" "현재의 재정적자
는 심각한 상황이 아니므로 국가채무를 무리하게 줄일 필요는 없다" "증시
활황은 기업재무구조 개선과 수익성 증대의 선순환 고리를 형성한다" "내년
부터는 5% 이상의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하겠다" 등이 그 골자다.

이로 미루어 새 경제팀도 그간의 경기부양책을 이어받을 것이라는게 일반적
인 관측이다.

다만 단기적인 경기대책은 어느정도 마무리 됐으므로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구축에 더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연구개발 투자나 생산성 향상 투자 등이 그 대상이다.

특히 과천에서는 이기호 경제수석을 포함한 새 경제팀의 주류가 기획원
출신이라는 점에서 경제운용의 시간지평선(time horizon)이 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즉 구조조정을 완결한 후의 방향을 중장기적 거시정책으로 제시하는 일이
새 경제팀의 주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는 지금까지의 단기적이고 미시적인 정책대응에 주력했던 이규성 경제팀
의 색깔과는 대조적이라 할 수 있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