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로 대체에너지 시장이 위축될지 모른다는 우려 속에서도 미국 태양에너지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기술개발 덕분에 태양광 패널 설치비 등이 크게 떨어진 데다 미국 정부의 세제 혜택까지 더해지면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관련 분야 일자리도 늘었다. 지난해 2만명 가까이 해고된 석유·천연가스업계와 달리 태양에너지업계는 오히려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태양에너지업계 임금 상승률은 지난해 5%로 전체 평균보다 두 배 높았다.
유가 하락에도 미국 태양광산업 쨍한 까닭
◆작년 임금 상승률, 미국 평균의 두 배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비영리단체 솔라파운데이션은 지난해 11월 말 현재 미국의 태양광과 태양열 등 태양에너지업계 종사자가 20만8859명으로 집계됐다고 최근 발표했다. 솔라파운데이션에 따르면 태양에너지업계 종사자는 2010년 9만3502명에서 5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만 3만5052명(20.1%) 증가했다. 2011년 이후 배럴당 80달러 이상을 유지했던 국제 유가가 지난해부터 급락, 20달러대로 떨어지면서 원유업계에서 대규모 감원 바람이 불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CNN머니는 “석유와 천연가스업계에서 지난해 1만7000여명의 감원이 이뤄졌지만 태양에너지업계는 일손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며 “지난해 임금 상승률도 5%로 미국 전체 평균(2.5%)을 크게 앞질렀다”고 보도했다.

태양광에너지 설비업체 선키에너지의 토드 발데스 최고경영자(CEO)는 “야외에서 일해야 하기 때문에 힘이 많이 들지만 태양광 패널 설치기사의 시간당 임금은 22달러(약 2만6642원)~26달러로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저유가 이어져도 시장 커질 것”

태양에너지업계의 인력난 원인은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 1~3분기 501㎿에 불과하던 태양광 발전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31배인 1만6010㎿로 증가했다. CNN머니는 “미국 정부가 태양광 패널 설치 비용의 30%에 대해 2018년까지 세금을 환급해주기로 했고, 태양에너지 발전설비 가격도 크게 떨어지면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5년간 태양에너지를 이용하기 위한 설비 설치비는 기술 발전 덕에 최대 67% 하락했다. 산업용 전기 1W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태양광패널 설치비는 2010년 4.8달러에서 지난해 3분기 1.6달러(67%)까지 떨어졌다. 주거용과 비주거용 설치비도 각각 35%와 58% 내렸다. 물론 태양에너지가 화석연료를 대체할 만큼의 기술력은 아직 쌓이지 않았다. 태양에너지의 발전단가는 화석연료보다 최대 3배 이상 많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1㎿당 태양에너지의 발전단가는 211달러다. 환경오염 정화비용 등을 감안하더라도 천연가스(66달러), 석탄(95달러), 석유(125달러) 등보다 훨씬 비싸다. 태양광에너지의 전기효율이 15~25% 정도에 그치기 때문이다. 태양에너지가 대세로 자리 잡기에는 갈 길이 멀다는 얘기다.

하지만 태양에너지 시장의 성장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많다. 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를 위한 협약이 체결되면서다. 솔라파운데이션은 “파리기후협약으로 미국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25년에는 2005년 대비 28%까지 낮춰야 한다”며 “유가 변화에 따라 속도가 달라질 수 있겠지만 태양에너지 시장은 계속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 태양에너지 집중 현상을 막기 위해 세제 혜택을 줄이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 인도를 중심으로 큰 폭의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