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한화 '2조 빅딜'] "지금 안바꾸면 죽는다"…10대그룹 중 7곳 '사업재편'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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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사업 강화…기업 선제·자율적 재편
1999년 정부 주도 '빅딜' 이후 최대 규모
1999년 정부 주도 '빅딜' 이후 최대 규모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은 26일 두 그룹의 핵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빅딜을 단행했다. 사진은 서울 장교동 한화그룹 본사(왼쪽)와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1411/01.9329675.1.jpg)
◆‘비주력사업 털어내자’
가장 공격적인 사업재편을 하는 곳은 삼성이다. 삼성은 한화그룹에 방위산업, 석유화학 부문 4개 계열사를 매각하기 이전부터 과감한 구조조정을 벌여왔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실적부진과 맞물려 작년부터 장기 업황부진을 겪는 계열사와 사업부를 합치는 작업을 추진했다. 올 들어서만도 삼성SDS와 삼성SNS, 삼성SDI와 제일모직,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을 합쳤다. 결과적으로 불발은 됐지만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합병도 추진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마찬가지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8월 7개 계열사를 단 하루 만에 3개로 합쳤다. 현대위아를 통해 현대위스코, 현대메티아를 흡수합병해 자산 5조원이 넘는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제조 계열사로 키웠다. 또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씨엔아이, 현대건설은 현대건설 인재개발원을 각각 합병했다. 지난 4월엔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을 합쳤으며, 작년엔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 자동차강판 사업을 흡수했다. 모두 계열사 간 중복 투자에 따른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조치다.
![[삼성-한화 '2조 빅딜'] "지금 안바꾸면 죽는다"…10대그룹 중 7곳 '사업재편' 잰걸음](https://img.hankyung.com/photo/201411/AA.9329632.1.jpg)
◆생존 위한 몸부림
주요 그룹의 사업재편은 그만큼 국내 기업들이 처한 상황이 힘들기 때문이다. 내수경기 침체와 중국 기업의 도전 등으로 전자·철강·석유화학·조선 등 주력 업종 간판기업들의 실적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9조원가량 급감했다. SK그룹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지난해 1조4000억원에서 올해 2300억원으로 80% 넘게 줄었다. 작년까지 조 단위 이익을 냈던 현대중공업은 올 들어 3분기까지 3조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
배 부원장은 “과거 빅딜이 정부가 주도한 반강제적인 방식이었다면 지금 구조재편은 각 그룹이 ‘생존’을 위해 자율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며 “졸면 망한다는 인식이 팽배하다”고 강조했다. 수년째 기존 사업에 의존했던 경영환경이 불과 1~2년 새 급변하고 있는 만큼 ‘지금 바꾸지 않으면 살 수 없다’는 절박함이 구조재편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재계 관계자는 “동부 현대중공업 등 경영난을 겪는 그룹들은 실적 회복 차원에서, 다른 그룹들은 비주력 사업을 선제적으로 떼어내자는 차원에서 구조재편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내년에도 한계사업을 정리하는 바람이 거셀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태명/남윤선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