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최고경영자(CEO) 절반 이상이 내년에 긴축 경영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회원사 중 주요 272개사 CEO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년 경영 기조에 대해 51.2%가 ‘긴축 경영을 하겠다’고 대답했다고 9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9.1%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현재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대답은 26.4%, ‘확대 경영을 하겠다’는 응답은 지난해보다 4.8%포인트 낮은 22.3%였다.

CEO들은 경영 환경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나빠진 것으로 보고 있었다. ‘2008년을 100으로 설정했을 때 현재의 위기는 어느 정도로 느끼느냐’는 질문에 평균 102라고 답했다.

경제민주화와 대기업 규제 강화 정책에 대해서는 47.7%가 ‘투자와 고용 축소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답했다. ‘영향이 없다’는 35.1%였고, ‘투자·고용 확대 요인’이라는 대답은 17.2%였다.

다음 대통령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 ‘강력한 리더십’(41.9%)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사회통합 능력’(30.1%), ‘도덕성과 청렴성’(16.9%), ‘소통 능력’(11.0%) 순이었다.

기업 심리 위축 등을 감안해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올해와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2%와 2.9%로 0.4%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한경연은 유로존 위기가 다시 부각하고 미국의 재정절벽, 중국의 성장 둔화 등 대외 리스크가 불거지면 내년 성장률이 2.3%까지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경제민주화 등 대내적인 불확실성으로 설비투자가 큰 폭 줄어들 경우 1.8%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