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L

코스피 강세, 2월 중 2000 돌파할까?

참여하기
"지금 당장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전화걸어 '아버지, 제가 용돈을 앞으로 보내드릴까해요. 매달 2만 5000원씩 어떠세요'라고 해보세요. 부모님이 고마워하실까요? '예끼 고얀놈, 너나 써라!'라고 역정을 내실 게 뻔합니다. 2만 5000원은 그렇게 부모님께 드리기 우스울 정도로 적은 액수입니다. 부담없는 비용으로 부모님이 가장 걱정하시는 암과 치매를 보장해 드립니다. 지금 바로 전화주세요"

문석현 씨는 교통방송 아나운서 활동을 약 6년간 하다 홈쇼핑계로 전향해 성공한 케이스다.

신뢰감을 주는 얼굴과 중저음 목소리가 보이스가 돋보이는 문석현 씨는 보험상품 판매에 특히 두각을 나타냈다. 1시간에 1만콜이라는 업계에서 손에 꼽히는 기록으로 판매 베테랑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수억대 벤츠차를 1시간에 10대를 판 기록은 지금도 유명하다.

2010년 당시 한달간 벤츠 전국 지점을 통틀어 영업사원이 판매한 차량 대수가 12대였던 점과 비교해보면 1시간 동안 문씨의 활약이 얼마나 대단한 성과인지를 알 수 있다.

그는 고등어 판매를 앞두고는 DHA가 뇌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려고 아이비리그 의학대학원 논문까지 훑어본다. 자타가 공인하는 노력파다. 결국 3만9000원대 고등어가 한시간에 1만6000세트나 팔려나가는 기염을 토했다.
[인터뷰] 문석현, 2억2천만원 벤츠車 1시간에 10대 판 비결은
"채널을 돌리는 짧은 시간안에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야 하는데 방법을 몰라 시행착오도 많았죠. 말 한마디 만들기 위해 밤새 고민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 대본이 있냐고요? 그냥 진행순서만 있을 뿐이에요"

이어 "야구선수도 3할타자면 훌륭한데 저희라고 매번 대박만 내는 것은 아니에요. 생각보다 콜 수가 적게 나오면 멘트를 수시로 바꾸고 이런 저런 변화를 주며 판매 상승을 유도합니다."


보험회사 연봉 30억 제안 정중히 거절하고 CJ홈쇼핑 올인

탁월한 언변과 재치로 여러 업체의 러브콜을 받았던 문석현 씨는 한때 모 보험사로부터 연봉 30억 원을 줄테니 함께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그러나 "돈 보다는 인생이 즐거워야 한다"는 인생철학을 가진 문씨는 "즐겁게 일하면 돈은 저절로 따라오는 것" 이라며 완곡히 거절했다.

기본 연봉과 영업 실적에 따른 성과급 등 수입외에도 저서 2권의 인세만 해도 그의 수입은 꽤 높은 수준. "위화감이 들까봐 공개를 안하겠다"는 재치스러운 답변으로 대신했다.


홈쇼핑 매진 임박 메시지 믿어도 될까?

TV서 홈쇼핑을 보다보면 흔히 눈에 띄는 것이 '매진임박'.

당장 주문을 하지 않으면 좋은 제품을 놓치는 것이 아닌가 조바심이 나기 일쑤다. 혹시 그런 시청자들의 약점을 공략한 꼼수가 아닐까 의심이 든 적도 있다.

"홈쇼핑 방송은 뉴스 만큼이나 정직한 방송입니다. 요즘엔 공정거래위원회 등 여러 기관에서 6개 홈쇼핑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고 있어요. 잔여 수량과 판매량 등을 꼼꼼히 체크하기 때문에 시청자들을 기만하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어요."

그는 자신도 집에서 TV를 보다 쇼호스트의 소개에 솔깃해 주문을 한적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스피치 관련 저서 10권 내는 것이 인생 목표

스포츠 캐스터가 꿈이었던 그는 43살이라는 적지않은 나이에 J골프 오디션에 응모해 당당히 합격했다. 골프 캐스터로서 변신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된 것.

그는 후배들을 위해 "질문을 많이 하는 사람이 발전할 수 있고 책을 많이 읽어야 말도 잘 할 수 있어요. 쇼호스트가 꿈인 분들이 있다면 책을 최대한 많이 읽으라"고 조언했다.

그는 서울종합예술학교 아나운서·쇼호스트학부 겸임 교수로도 발탁됐다. 오는 3월부터 그의 뒤를 잇고 싶어하는 학생들을 현장에서 지도하게 됐다. 내노라하는 스피치 베테랑들과 더불어 강단에서 노하우를 직접 전수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스피치에 대한 인식이 낮은 상태에요. 하지만 시대가 변함에 따라 앞으로는 스피치에 강한 사람만이 살아남게 돼 있어요. '비키니 화법'처럼 최소의 언어로 핵심을 찌르는 언변이 중요해요. 저만의 스피치 기법을 정리해 앞으로도 책을 꾸준히 낼 예정"이라고 목표를 밝혔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