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장에 초기에 진출해 특권을 누렸다고 생각합니다. "

한국인이 좋아하는 대중와인 중 하나인 칠레산 '몬테스 알파'가 다음 달 국내 누적 판매량 400만병의 대기록을 세운다. 단일 와인 브랜드로는 단연 1위의 기록이다. 이를 기념해 '몬테스 알파'의 와인 메이커이자 와이너리 몬테스의 회장인 아우렐리오 몬테스(62 · 사진)가 8일 한국을 찾았다.

몬테스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신사동 포도플라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인기 비결에 대해 "품질이 좋은 데다 한국 음식과 잘 어울린다"며 "게다가 한국인들이 몬테스 와인의 인간적인 면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와인업계에서 17년간 일한 뒤 친구인 더글라스 머레이,알프레도 비다우레와 '최고의 칠레 와인'을 만들겠다며 1988년 와이너리 몬테스를 설립했다. 몬테스 회장은 "칠레는 최고의 와인을 만들 수 있는 자연 환경을 갖고 있지만 당시 와이너리들은 값싼 와인만을 대량 생산하는 데 열중했다"며 "프리미엄 와인을 만들겠다고 하자 다들 '미쳤다'고 했다"고 말했다.

몬테스는 2000년과 2002년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칠레 와인 1위'로 꼽혔으며,지금은 생산량의 95%를 60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와인 브랜드명을 '몬테스 알파'로 지은 것도 칠레 와인을 고급화해 '높은 가격(알파)'을 받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몬테스를 수입하는 나라식품 관계자는 "몬테스 알파라는 기억하기 쉬운 이름도 한국에서 인기를 얻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2004년 한 · 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것도 한국에서 각광을 받는 계기로 작용했다.

한국은 몬테스에겐 제2의 고향으로 꼽힌다.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일 뿐 아니라 2002년 한 · 일 월드컵 조추첨 행사와 2005년 아시아 · 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 쓰이면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