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 효과'로 34년 역사상 최대의 분기 실적을 냈다.

애플은 2010회계연도 1분기(2009년 10~12월) 매출이 156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118억8000만달러)보다 32% 증가했다고 2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같은 기간 순익은 무려 50% 뛴 33억8000만달러에 달했다. 애플은 9월 결산법인이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최대 휴대폰 시장인 중국에 '아이폰'을 출시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며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작년 10월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시즌에 '아이맥' 데스크톱 PC와 맥북(노트북 PC) 판매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아이폰은 1분기에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0% 증가한 870만대가 팔려나갔다. 아이폰은 2007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세계 시장에 스마트폰 돌풍을 일으키며 1년6개월 만에 1000만대가 판매됐다. 현재 아이폰의 글로벌 누적 판매는 4000만대를 돌파한 상태다. 미 경제전문지 포천은 최근 아이폰의 판매 증가 속도가 애플의 부활을 몰고온 MP3 플레이어 '아이팟' 판매를 두 배 이상 앞질렀다고 분석했다. 아이팟은 출시 13분기 만에 1000만대 판매 고지를 넘었다.

또 아이맥 데스크톱과 맥북은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3% 늘어난 336만대가 판매됐다. 반면 아이팟 판매는 8% 줄어든 2100만대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MP3는 물론 무선인터넷과 카메라 기능이 포함된 아이폰 판매가 급증하면서 아이팟 인기가 시들해진 탓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아이팟에 이은 애플의 야심작인 아이폰이 애플 신화를 이어가고 있음을 실적으로 증명했다"며 "26일 공개될 태블릿PC가 또 한번의 신화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