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클래스 쿠페와 E클래스 쿠페의 장점을 결합한 메르세데스-벤츠의 새로운 라인업 '디 올 뉴 메르세데스-벤츠 CLE 쿠페'(이하 CLE 쿠페)가 출시됐다. 지난해 두 개 모델을 단종시킨 벤츠코리아는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압축적으로 운영하자는 전략으로 이번에 CLE 쿠페를 내놨다.
2도어 쿠페는 디자인과 역동성을 중시하는 젊은 소비자층의 선호도가 높다.
소비자층이 한정적이지만 플래그십 모델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킬리안 텔렌 벤츠코리아 제품·마케팅 비즈니스 부문 총괄 부사장은 "브랜드 포트폴리오는 수년 전부터 고객 조사를 바탕으로 논의돼 왔다"며 "C쿠페 운전자들이 원하던 특별함, E쿠페 운전자들이 원하던 스포티함을 결합한 것이 CLE 쿠페"라고 설명했다.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의 주차장에서 흰색 CLE 쿠페를 만났다.
이날 시승한 차량은 450 4MATIC 모델이었다. 최근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여러 차종에 쿠페형 디자인이 접목되면서 다양한 혼종이 등장했는데, 이날 만난 CLE 쿠페는 그야말로 정통 '쿠페 라인'이 구현돼 있었다.
기다란 보닛과 짧은 오버행(차량 끝에서 바퀴 중심까지 거리), 날렵한 A필러, 긴 휠베이스 등 전체적인 비율과 선이 돋보였다.
전면보다 측면에서 볼 때 그 유려한 선이 도드라져 우아한 매력이 배가 됐다. 낮은 차체와 보닛에 솟아있는 두 개의 파워돔, 입체적인 디지털 헤드라이트에서 스포티함이 더해졌다.
후면부는 보다 볼륨감 있고 곡선이 강조된 모습이었다.
특히 양쪽의 발광다이오드(LED) 리어 라이트가 중앙까지 매끄럽게 이어져 우아함과 스포티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실내는 생각보다 넉넉했다.
쿠페 차량에서 통상 짐칸으로 취급되는 2열은 평균 신장의 남성이 탈 수 있을 정도로 널찍했다.
레그룸은 충분히 남았고 헤드룸은 꽉 들어맞는 수준이었다.
뒷좌석 탑승을 용이하게 해주는 '이지 엔트리 기능'도 편리했다.
앞좌석 등받이에 위치한 가죽 고리를 잡아당기면 시트가 빠르게 접히면서 뒷좌석으로 향하는 길이 만들어졌다.
인포테인먼트는 최신 사양이 적용됐다.
11.9인치 세로형 LCD 중앙 디스플레이와 최신 3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유튜브, 애플뮤직, 틱톡 등 다양한 앱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운전 중 핫스팟 연결이 끊기거나, 내장 내비게이션이 저장되지 않는 도로로 안내하는 등 일부 작동이 매끄럽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콘솔에 위치한 물리 버튼의 경우 기능에 따라 좌우가 구분된 버튼이 일체형으로 돼있어 화면을 보지 않으면 제대로 눌린 게 맞는지 알기 어려웠다.
서울 강남구와 경기 양평군을 오가며 약 100㎞를 주행했다.
전고가 낮은 탓에 풀썩 주저앉듯이 운전석에 탑승했다.
시동을 걸고 액셀을 밟자마자 묵직하면서도 단단한 서스펜션이 느껴졌다.
금방이라도 튀어 나갈 듯 팽팽한 긴장감이 하체를 통해 전해졌다.
이번 CLE 쿠페를 위해 디자인됐다는 헤드레스트 일체형 시트는 푹신하다기보다 적당히 탄성이 있는 편이었다.
시내 주행을 하며 과속방지턱을 넘고 언덕을 오르내리면서 조금씩 이 차량의 힘이 체감되기 시작했다.
이대로 서킷을 달려도 무방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속도로를 달리자 네 바퀴를 통해 381마력(ps), 51kgf·m의 강력한 힘이 뿜어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