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2일 LG화학 배터리를 더 쓰겠다고 밝히면서 LG화학 주가가 반등했다. 한국 시간으로 23일 오전 5시 30분에 열리는 '배터리데이'를 하루 앞두고 남긴 트위터 글에서다. 증권업계에서는 일런 머스크가 향후 배터리 수요를 고려해 협력사와의 관계 다지기에 나서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LG화학은 이날 1.91% 오른 63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삼성SDI(0.11%), SK이노베이션(-4.13%)과는 다른 주가 흐름을 나타냈다. 일런 머스크 CEO가 21일 현지시간 트위터에 "우리는 LG화학과 파나소닉, CATL 등의 협력사에서 배터리 구매물량을 줄이지 않고 늘릴 것이다"고 밝힌 게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배터리 공급사들이 공급에 속도를 내더라도 오는 2022년 이후에는 중대한 물량 부족이 예상된다"고 적었다.

이는 두 가지로 해석되고 있다. 우선 테슬라가 배터리 내재화를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CEO가 설명했다는 평가다. 테슬라가 유럽시장에서 보급형 전기차를 늘리는 과정에서 배터리 수요 부족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협력사들로부터 지속적인 배터리 공급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시장 상황을 확인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테슬라가 공정 혁신을 통해 원가를 절감한 배터리를 내놓더라도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에 맞는 배터리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상황인 만큼 LG화학 등 협력사들로부터의 공급 물량을 계속 늘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국내 배터리 업체의 성장성이 훼손되지 않는다는 점을 재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다"고 평가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