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푸드가 대체육 메뉴를 선보이기 위해 26일 서울 강남구에 오픈하는 ‘더 베러 베키아에누보’ 매장에서 직원들이 시식하고 있다. 
 /신세계푸드 제공
신세계푸드가 대체육 메뉴를 선보이기 위해 26일 서울 강남구에 오픈하는 ‘더 베러 베키아에누보’ 매장에서 직원들이 시식하고 있다. /신세계푸드 제공
신세계가 비건(식물성) 외식 시장에 뛰어든다. 자체 개발한 대체육으로 만든 메뉴를 선보이는 레스토랑을 26일 연다. 식품제조 업체 사이에선 고객 접점을 늘리고 시장 반응을 직접 살피기 위한 목적으로 ‘안테나숍’을 내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비건 외식’ 3파전
신세계푸드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비건 매장 ‘더 베러 베키아에누보’를 이날 오픈한다. 이 매장에선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기존 이탈리안 레스토랑 ‘베키아에누보’의 메뉴와 신세계푸드가 개발한 대체육 ‘베러미트’를 활용한 메뉴를 함께 선보인다. 메뉴당 가격이 2만~3만원대로 ‘캐주얼 다이닝’급이다.

대체육을 넣은 클럽샌드위치, 미트볼 파스타를 비롯해 대체 계란을 넣은 마카롱 등 디저트도 포함된다. 신세계푸드는 내년 이후 대체치즈, 대체커피 등으로 메뉴를 확장할 계획이다.

풀무원과 농심도 지난해 5월 잇달아 비건 레스토랑을 냈다. 식물성 재료를 활용하는 건 같지만 고객층은 다르다. 풀무원의 ‘플랜튜드’는 대체육 불고기덮밥 등 대중적인 퓨전 한식 메뉴로 승부한다. 가격은 1만원 안팎이다. 강남구 코엑스몰에 이어 오는 3월 용산에 2호점 개점을 준비 중이다.

농심은 고급스러운 ‘파인 다이닝’을 추구한다. 송파구 롯데월드몰에 있는 농심 ‘포리스트 키친’은 식물성 코스요리를 5만~7만원대에 선보인다.
‘안테나’ 역할 하는 외식사업
이처럼 식품업체들이 수익성을 따지기보다 연구개발(R&D)과 마케팅 목적으로 외식사업을 활용하는 사례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CJ제일제당은 미쉐린가이드에서 별을 딴 한식 파인 다이닝 ‘소설한남’과 ‘모수’, 광둥식 중식당 ‘쥬에’ 등을 소유하고 있다. 이 매장들은 유명 셰프와 메뉴를 개발하고 시장 반응을 살피는 안테나숍 역할을 한다.

‘베지밀’로 유명한 정식품은 2021년 서울 회현동에 베이커리 카페 ‘넬보스코 남촌빵집’과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냈다. 50년간 두유에 매진해 온 정식품이 외식업에 진출한 건 식물성 기반 식품을 선호하는 소비자와 직접 만날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다.

서울 용산구의 ‘패션5’는 SPC가 “빵의 품질을 어디까지 높일 수 있는지 실험해보자”는 목표로 만든 플래그십 매장이다. 개량하지 않은 원시 상태의 밀인 ‘고대밀’을 맷돌로 갈아 프랑스빵 라미장을 만드는 등 일반 매장에서 할 수 없는 실험적 레시피를 도입했다.

남양유업은 레스토랑 ‘일치’를 통해 대저 토마토, 거제 돌문어 등 국내 제철 유기농 식재료를 이탈리아 음식에 접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이태원에 벨기에 맥주를 소개하기 위한 벨기에 전문 레스토랑 ‘프리츠 아르투아’를 냈다. 동서식품이 300억원을 투입해 서울 한남동에 건립한 ‘맥심 플랜트’ 카페도 커피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조성한 공간이다.

다만 고물가와 인력난 등으로 자금 여력이 풍부한 기업조차 고급 레스토랑을 유지하는 게 어려워지고 있다. ‘화요’를 생산하는 광주요그룹의 한식 파인다이닝 ‘가온’은 지난 1일 잠정 휴업에 들어갔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