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일해 추격하는 시대 끝났다"…주성ENG, 혁신으로 시장 개척
작년 매출 218% 늘어 3772억
황철주 대표 "비결은 혁신"
공격적 R&D로 원천기술 확보
코스닥시장 상장사 주성엔지니어링의 영업손익은 불과 1년 만에 이렇게 극적으로 바뀌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185억원에서 3772억원으로 218.3% 불어났다. 변화가 가능했던 비결을 묻자 ‘혁신’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는 “남을 똑같이 따라 하거나 가격 경쟁하는 대신 남들이 하지 않는 시장을 열고 그 시장을 선점하는 게 혁신”이라며 “혁신의 가치를 고객이 신뢰하고 인정한 결과가 성장”이라고 지난 27일 말했다.

창립 이후 29년간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에 쏟아부은 돈만 1조원을 넘는다. ‘세계 최초’ 타이틀을 가진 기술은 19개, 특허는 3005개 확보했다. 그는 “데이터를 기억하고 연산하는 반도체 제조 기술은 디스플레이 패널 및 태양전지 제조에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며 “서로 달라 보이는 분야지만 상호 기술 확장이 수월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로부터 인정받은 기술력을 디스플레이에 적용해 만든 플라즈마 화학증착장비(PE CVD)는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한 디스플레이 기업에 공급되고 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봉지 공정 장비도 핵심 사업 중 하나다. 봉지는 값비싼 OLED 패널을 산소 등 외부로부터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최근 태양광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기술연구원과 손잡고 발전전환효율이 35%를 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미래형 태양전지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발전전환효율은 태양 빛을 전기에너지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변환했는지 나타내는 수치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태양광 패널 설치 면적을 줄일 수 있다.
황 대표는 “가격 공세가 아무리 심해도 기술을 차별화하면 태양광 시장에서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어 “차세대 탠덤 태양전지 장비를 최초로 선보여 태양전지 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탠덤은 빛의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두 개의 서로 다른 에너지 흡수대를 가진 태양전지를 하나로 다중접합하는 기술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태양광 사업이 골고루 성장하면서 올해 주성엔지니어링은 또 한 차례 실적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한다. 신한금융투자는 이 회사가 올해 매출 4766억원, 영업이익 137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올 1분기 매출 1069억원, 영업이익 305억원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 91% 늘어난 규모다.
황 대표는 “R&D 혁신에 집중해 선점할 수 있는 시장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겠다”며 “밤새워 일해 추격하며 성장하는 시대는 끝이 났다”고 강조했다.
용인=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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