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R 규제는 그대로…내 집 마련은 물 건너갔다"

DSR 40% 유지…대출 금액은 제한적으로 늘어
김소영 신임 부위원장 "가계부채 증가율 점진적으로 낮춰야"
DSR로 가계대출 증가율은 3~4%포인트 '하락'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 직장인 강준영(가명)씨는 요즘 부동산 매물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 주택담보대출(LTV)과 더불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DSR 규제는 그대로 유지된다는 소식 때문이다. 그는 "차기 정부가 대출 규제를 대폭 완화해 줄 것으로 기대돼, 잠시나마 내 집 마련을 꿈꿨다"면서 "연봉이 1000만~2000만원씩 크게 뛰지 않으면, 이번 생에 내 집 마련은 아무래도 힘들 것 같다"고 토로했다.

내 집 마련을 위해 윤석열 정부의 규제 완화를 기대했던 사람들 중심으로 불만이 나오고 있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확대에 이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완화도 기대했지만, LTV만 대폭 완화되면서 대출 가능 금액이 제한적으로 확대돼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7월부터 총대출액이 1억원 넘는 사람들도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 소득의 40%를 넘지 못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된다.

현 정부가 이달 초 발표한 부동산 정책 정상화 방안에 따르면 생애 최초 주택구매 가구의 LTV 상한을 60~70%에서 80%로 높인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이 아닌 경우엔 지역과 무관하게 LTV를 70%로 단일화한다. 다주택자 LTV도 규제지역 0%에서 30~40%로 완화된다.

개인별 DSR 규제는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DSR은 모든 금융권에서 빌린 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이다. DSR로 산정되는 대출은 전세대출을 제외하고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카드론 등 모든 대출이 포함된다. 만약, 연봉이 5000만원이라면 연간 금융권에 갚아야 할 돈은 2000만원을 초과할 수 없다.

연봉 5000만원을 받는 무주택자 직장인이 6억원의 주택을 구매한다면, LTV 80%를 적용하면 대출 가능 금액은 4억8000만원이다. 하지만 DSR 40%가 적용되면 연 4%의 대출금리(30년 원리금균등분할상환)를 가정할 때 빌릴 수 있는 돈은 약 3억5000만원 정도에 그친다. 현금으로 2억5000만원을 보유하고 있어야만 집 구매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연봉이 늘어나야 대출 금액이 확대되는 구조다. 7000만원을 받는 무주택 직장인의 경우, 신용대출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가정하에 연 4% 대출금리(30년 원리금균등분할상환)로 4억8000만원을 모두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추가로 대출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출 가능 금액은 소득과 상관없이 전반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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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주담대 규제는 변화 없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도 상환능력을 기반으로 한 대출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김소영 신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인수위 시절 "가계 부채에서 중요한 것은 규모보다는 부실화"라며 가계부채의 건전성과 질을 중요시했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규제 완화라기보다는 부동산 대출 쪽에서 기존에 세게 막아놓은 걸 완화하겠다는 정도"라며 "가계부채 증가율은 점진적으로 낮춰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은행권에선 대출 수요 감소 우려에 40년 만기 대출을 내놨다. 한국은행의 3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년간(2020년 3분기~지난해 3분기) 취급된 신규대출 대상으로 차입 한도 축소 효과를 적용한 결과, 2·3단계의 차주 단위 DSR 규제 강화는 전체 가계대출 증가율을 3~4%포인트 하락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하나은행이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주담대 만기를 40년으로 확대했다. 이어 신한은행과 농협은행, 국민은행이 차례로 주담대 만기를 40년으로 늘렸다.

한편 정부는 50년 만기 대출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 기간이 늘어나면 DSR 40%가 적용되더라도 더 많은 대출 금액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늘어나는 기간만큼 이자가 추가로 더 붙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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