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17일(현지시간) JP모건의 구리 상장지수펀드(ETF) 판매를 승인했다. 미국 최대 전선 제조사 사우스와이어를 포함한 산업계가 이에 반대하는 서한을 SEC에 제출한 지 7개월 만이다. 산업계는 구리 ETF가 도입되면 국제 구리 가격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ETF는 주가지수나 원자재 등 기초자산을 토대로 증권을 발행하고 이를 주식시장에 상장해 거래하는 금융상품이다. 금융사가 보유하고 있는 구리 실물 자산을 기초로 해 만든 ETF를 매입한 투자자는 구리 가격에 따라 투자손익이 결정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적은 돈으로 구리에 투자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문제는 금융사들이 ETF 판매를 위해 구리를 매집하는 과정에서 가수요가 발생해 구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앞서 구리 ETF가 승인된 지난 7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는 내년 3월 인도분 구리 선물 가격이 장중 한때 t당 9044달러로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지난 5일에는 JP모건이 LME 구리 재고의 80%까지 싹쓸이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을 빚었다. 구리 ETF 상품을 출시하기 위한 사전 매집이라는 의혹을 낳았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