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판매 KB 6천300여건 협의 시작…신한 820건 합의·농협 600건 타결 임박 "非녹인 ELS, 6월 H지수 약 6,800이면 모두 이익 상환 가능성"
약 두 달 동안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던 주요 시중은행과 투자자 간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 협의가 드디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상반기 수천 명의 배상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지만, 여전히 전액 배상 등을 요구하며 분쟁조정이나 소송 등을 고려하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최근 반등한 홍콩H지수의 향후 수준에 따라 손실·배상 규모가 눈에 띄게 줄어들 가능성도 있어 은행과 투자자 모두 지수 추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 3월말 배상 방침 결정하고도 두달간 협의 지지부진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H지수 ELS를 가장 많이 판 KB국민은행은 27일부터 올해 1월 만기 도래한 6천300여 건의 ELS 손실 확정 계좌(중도해지 포함)를 대상으로 자율배상 협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관련 위원회를 통해 만기 도래 순서에 따라 계좌별 배상 비율을 확정한 뒤, 해당 고객에게 KB국민은행 본사가 자율배상 조정 절차와 방법을 담은 문자 메시지를 발송할 예정이다.
이후 개별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점 직원이 다시 한번 유선전화로도 안내한다.
하나은행도 지난 주말 배상위원회를 열고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다수의 고객과 협의·조정에 들어간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자율배상을 신속히 진행하기 위해 관련 전산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앞으로 매월 격주로 배상위원회를 개최해 배상을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권에서 가장 배상 협의 속도가 빠른 신한은행의 경우 이번 주 합의 사례가 1천 건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23일까지 820건에 대한 배상 협의를 마쳤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정상혁 은행장이 ELS 투자 손실 고객들에 대한 조속한 배상을 강조한 만큼 최대한 조정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도 이번 주 수백 건의 자율배상 성사를 앞두고 있다.
지난 21일 손실 고객을 대상으로 자율배상 조정 신청을 받기 시작한 뒤 모두 667건이 접수됐지만, 아직 첫 배상금 지급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배상 비율에 이의를 제기한 69건을 제외한 598건의 경우, 이르면 이번 주 중 배상금 지급과 함께 조정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은행들은 3월 말 일제히 이사회에서 ELS 자율배상 결정하고도 신한은행과 판매 규모가 미미한 우리은행을 빼고는 대부분 지금까지 배상 협의 완료 실적이 수십건에 불과했다.
은행권 안팎의 압박에 따라 총선을 앞두고 ELS 배상 원칙을 부랴부랴 선언했을 뿐, 배상위원회 구성 등 실제 준비가 부족했던 데다 ELS 불완전판매 대표 사례에 대한 분쟁조정위원회(5월 13일 개최) 결과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본격적으로 배상 협상이 시작되더라도 타결 사례가 은행의 기대만큼 늘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배상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고객들은 대부분 합의에 동의하고 있다"며 "하지만 비율이 낮은 고객 가운데 조정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는 만큼 협의가 빠르게 진척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 H지수 반등에 ELS 손실률 54%→37%…8월 이후 6,500 넘으면 손실 '0' 2022년 4,900대로 추락했다가 최근 6,600대까지 회복한 H지수도 은행·투자자 간 ELS 손실 배상 협의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3년 전인 2021년 ELS 가입 당시 기초자산(H지수) 가격에 견줘 현재 가격의 비율이 높을수록 이익이 나거나, 원금을 지키지 못하더라도 손실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상품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가입 기간에 한 번이라도 기초자산 가격이 가입 시점보다 50% 초과 하락'과 같은 '녹인(knock-in)' 조건이 붙은 ELS의 경우 현재 H지수가 가입 당시의 70%, 녹인 조건이 없는 ELS의 경우 65%를 각각 넘어야 이자(이익)를 받고 상환할 수 있는 상태다.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해 손실이 나더라도 가입 당시 지수 대비 하락률이 곧 손실률이므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만기 시점의 지수가 높을수록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실제로 대부분 '비(非) 녹인' ELS를 판매한 A 은행의 경우 올해 2월 53.89%에 이르렀던 손실률(손실액/만기도래 원금)이 5월에는 37.12%까지 떨어졌다.
은행들이 당국의 가이드라인(지침)에 맞춰 제시하는 자율배상액이 일반적으로 손실액의 40% 안팎인 만큼, 만약 앞으로 H지수가 다시 급락하지만 않는다면 각 은행의 배상액은 당초 예상보다 줄고, 배상을 위해 쌓아둔 충당부채의 일부가 다시 이익으로 잡힐 가능성이 커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배상 규모가 축소되면 1분기에 쌓아둔 충당부채가 다시 환입될 수 있다"며 "충당부채를 많이 쌓은 곳은 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구나 8월 이후부터는 H지수가 6,500선만 넘어도 만기 도래하는 5대 은행 ELS에서 거의 손실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8월 이후 H지수가 급격히 떨어져 만기 시점의 이익 분기점(배리어)도 그만큼 낮아졌기 때문이다.
◇ 非녹인 ELS 판매 은행 "6월 6,770 이상 유지하면 만기 ELS 모두 이익상환 가능" 심지어 3년 전 관련 ELS에 가입하고도 최근 H지수 반등에 따라 손실이 아닌 이익을 보는 사례까지 속속 확인되고 있다.
신한은행에서는 지난 13일 11명 가입자의 H지수 ELS가 3년 만에 9.9%(연 3.3%)의 수익을 확정하면서 상환됐다.
가입 당시 H지수가 10,399.99, 최종 이익 배리어가 6,720.99(65%)였는데 만기 시점의 지수(6,761.64)가 이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B 은행에서도 같은 날 561건(456억3천만원)의 이익 상환이 이뤄졌다.
현재 6,600대로 떨어진 H지수가 다시 6,700선을 회복하고 6,800에 근접할 경우, 당장 6월부터 녹인 조건이 없는 H지수 ELS 만기 도래 계좌는 모두 이익 상환될 가능성도 있다.
A 은행 관계자는 "내부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6월 H지수가 계속 6,770을 웃돌면 같은 달 만기가 돌아오는 약 5천개 ELS 계좌가 모두 이익 상환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기반 큐텐 산하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로 파장이 커지며 그룹의 정점에 있는 구영배 큐텐 대표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27일 서울 강남 티몬 본사에선 티몬 직원들이 "어떻게든 해결 방법을 찾을 테니 나가게 해달라"고 눈물로 요청하는 일까지 벌어진 가운데, 구 대표에 대한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구영배 '해외 도피설' 파장…티몬 직원도·피해자도 혼란27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은 강남 티몬 입주 빌딩에서 피해자들이 구 대표의 행방을 묻자 "최근까지, 이번 주까지 한국에 계셨다"라면서도 "최근에 연락을 따로 하지 못해 정확히 모르겠다"고 답했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지난 25일 "구영배 대표가 한국에 있고, 그룹사 전체 활동을 하고 있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힌 바 있으나, 구 대표는 전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았다.현재 티메프 피해자 수천 명이 모인 단체 채팅방에서는 싱가포르에 생활 기반을 둔 구 대표가 "해외로 도피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이에 온라인상에는 "'먹튀'(먹고 튄) 돈으로 해외 가면 잘 먹고 잘살겠다", "한국은 사기꾼이 기업 대표하기 너무 쉽다", "소재 파악이 안 되는 게 말이 되냐. 적어도 얼굴은 비춰야 하는 것 아니냐", "피해자 피눈물 흘리게 하고 해외 도피했을 게 뻔하다" 등 격양된 반응이 나왔다.구 대표가 거센 비난 대상이 된 것은 티메프 정산·환불 지연사태가 지난 22일부터 이어지고 있으나 지금껏 공식적으로 사과나 자금 수혈 등 해결 방안을 내놓지 않아
싱가포르 기반의 큐텐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가 구영배 대표를 최고경영자(CEO)직에서 사임시킨 데 이어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와 직접적 관련이 없다'며 선을 긋고 나섰다. 앞서 회사는 티몬·위메프 사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나 법적 등의 책임은 외면한 채 큐익스프레스 나스닥 상장 목표 달성을 위해 꼬리 자르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마크 리 신임 CEO '비상경영체제 돌입 선언'큐익스프레스는 27일 오전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마크 리 신임 본사 대표이사(CEO)가 취임 즉시 비상 경영체제 돌입을 선언했다"고 밝혔다.큐익스프레스 싱가포르 본사 이사회는 전날 구영배 CEO가 사임했다며 후임에 마크 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선임했다. 구 대표는 큐텐의 최대 주주이자 대표 이사로 그룹의 정점에 있는 인물이다. 이번 티몬·위메프 사태의 최종 책임자이기도 하다.회사 “측은 큐텐 관계사의 비즈니스 상황으로부터 독립적이고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동시에 글로벌 성장을 확대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금융규제 전문 변호사이자 크로스보더 거래 전문가인 마크 리 CFO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부연했다.마크 리 대표는 "회사가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직원 및 고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다 같이 상생할 수 있는 책임경영의 길을 걷겠다"고 했다. 그는 "큐텐 그룹 관계사의 정산 지연 사안과 큐익스프레스 사업은 직접적 관련은 없으며 그 영향도 매우 적은 상황"이라고도 했다.이어 다만 현 상황을 매우 위중하게 보고 있으며 셀러 고객들에게 지속해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
[사진issue] 한경닷컴에서 회원가입 후 로그인 하면 '중림동 사진관'에서 더 많은 사진기사를 편리하게 볼 수 있습니다. 위메프·티몬 사태···대금정산 손도 못대티몬, 위메프에서의 신용카드 결제 취소가 먹통이 되면서 위메프가 본사로 직접 찾아온 소비자를 대상으로 환불에 나섰다. 하지만 환불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는 데다 판매자(셀러) 대금 미정산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진상 파악과 신속한 대응을 위해 합동 현장 점검에 나섰다.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브리핑에서 "위메프와 티몬에서 보고한 미정산 금액은 1600억~1700억원"이라고 말했다. 이 금액은 5월 판매분에 대한 미정산 규모이며, 6~7월 판매분을 합하면 3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메프 본사 북새통···수기로 환불서울 삼성동 위메프 본사는 25일 새벽부터 아수라장이 됐다. 큐텐그룹의 e커머스 위메프·티몬에서 결제가 취소되지 않자 직접 찾아온 소비자들로 온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건물 1층에선 소비자들이 수기로 작성한 환불 신청서를 위메프 직원이 일일이 확인한 뒤 계좌로입금했다.이날 환불은 본사를 방문한 위메프 소비자에게 국한됐다. 원래 신용카드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가 환불해야 하지만 PG 업체들이 위메프·티몬에서의 기존 결제 취소를 막아 소비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류화현 위메프 공동대표는 25일 서울 삼성동 위메프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객 환불부터 집중한 뒤 소상공인·영세상인 등 판매대금 지급 문제에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