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천549억 중 잔여분 태영건설에 지원
워크아웃 협상 물꼬 다시 트여…성사 여부는 아직 미지수
"태영 890억원 입금 완료"…추가 자구안 이르면 오늘 발표
태영그룹이 워크아웃의 개시 조건인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전액(1천549억원)을 납부하며 채권단과의 협상 물꼬가 다시 트였다.

다만 이는 워크아웃 개시와 관련한 '기본 조건'이었을 뿐 사재 출연이나 지주사 지분을 담보로 한 추가 자구안이 필요한 상황이라 워크아웃 개시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9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그룹은 이날 오전 11시께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중 잔여분 890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입금이 확인됐다"며 "숫자(890억원)는 다 맞췄다"고 말했다.

태영그룹은 윤세영 창업회장의 딸 윤재연 씨 지분 매각 대금 516억원 중 300억과 티와이홀딩스 회삿돈 등을 합쳐 890억원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와이홀딩스는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을 대상으로 416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한 바 있어, 이를 통해 마련한 돈도 일부 활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태영그룹은 티와이홀딩스 지분을 활용해 추가 자구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태영그룹은 이르면 이날 중 추가 자구안 발표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제시된 자구안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 1천549억원의 태영건설 지원, 에코비트 매각 추진 및 대금 지원,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 담보 제공 등 4가지다.

이 중 태영그룹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 중 890억원을 티와이홀딩스의 태영건설 관련 연대보증 채무를 갚는 데 썼는데, 채권단과 금융당국은 이를 태영건설 지원으로 인정할 수 없고 법정관리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정부와 채권단의 압박에 태영건설이 결국 첫 번째 자구안을 이행함에 따라 워크아웃 협상 관련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가다.

다만 추가 자구안 내용을 확인해야 하는 만큼 채권단이 워크아웃 개시를 동의해줄지는 미지수다.

금융지주 등 주요 채권단은 이날 오전 금융당국과 산업은행이 함께 여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점검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추가안을 확인한 뒤 별도 회의 등이 소집될 것으로 보인다.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채권자협의회는 오는 11일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