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진 하산 위로한 지데이, 세계육상연맹 '페어플레이상'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10,000m 결선에서 넘어진 시판 하산(30·네덜란드)을 위로한 레테센벳 지데이(25·에티오피아)가 2023 세계육상연맹 페어플레이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세계육상연맹은 10일(한국시간) "지데이가 페어플레이상 선정위원회와 팬의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고 전했다.

지난 8월 20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3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여자 10,000m 결선에서 하산은 선두로 달리다가 결승점 20m를 남기고 넘어졌다.

마지막 한 바퀴(400m)를 알리는 종이 울리자 하산과 구다프 츠게이(26), 지데이, 에즈가예후 타예(23·이상 에티오피아)가 속력을 높여 선두 그룹을 형성했다.

마지막 직선 주로에 진입한 뒤에는 하산이 치고 나왔고, 츠게이가 바짝 따라붙었다.

결승점 20m 앞에서 츠게이와 하산의 팔이 닿았고, 하산이 넘어졌다.

츠게이는 31분27초18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고, 지데이가 31분28초16, 타예가 31분28초31로 2, 3위에 올랐다.

하산은 결승선 앞에서 닥친 불운 탓에 11위(31분53초35)에 그쳤다.

은메달리스트 지데이는 세리머니를 펼치지 않고, 결승선 앞에서 하산을 기다렸다.

이어 하산을 껴안으며 위로했다.

많은 육상 팬에게 회자된 장면이다.

페어플레이상 수상자로 선정된 지데이는 "하산이 넘어질 때 내 마음도 아팠다.

모두가 행복할 수 없지만, 다른 사람이 불행할 때 나는 행복감을 느끼지 못한다"며 "여전히 하산이 세계선수권 10,000m에서 넘어진 장면을 떠올리면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페어플레이상을 받은 건 기분 좋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