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만드는 골로 연장전 견인…"힘든 시즌 스쳐 가 눈물이"
수원FC 생존 선봉장 '캡틴' 이영재 "제 지분은 30%"
2023시즌 프로축구 K리그의 '진짜 마지막 경기'인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이 열린 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선 유독 눈물을 흘리는 이들이 많았다.

극적으로 K리그1 잔류에 성공한 수원FC의 김도균 감독이 경기가 끝나자마자 눈물을 쏟았고, 4년 만의 1부 복귀를 학수고대했다가 역전패로 실망한 K리그2 부산 아이파크 팬이나 선수들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경기 중에 이미 눈물을 보인 이도 있었는데, 수원FC의 '캡틴' 이영재다.

그는 이날 후반 40분 1, 2차전 합계 점수를 3-3으로 만드는 골을 터뜨린 뒤 울음도 터뜨렸다.

1차전 1-2로 패한 뒤 2차전 전반 또 실점하며 수세에 몰린 수원FC는 파상공세 끝에 후반 33분 김현의 골로 추격의 신호탄을 쐈고, 이영재의 골이 극적인 균형을 이뤄냈다.

이어진 연장전에서 수원FC가 뒤집기에 성공했으니 이영재의 골이 대역전극의 발판이 됐다.

수원FC 생존 선봉장 '캡틴' 이영재 "제 지분은 30%"
경기 후 이영재는 "골을 넣었을 때 힘든 기억이 지나가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고 털어놨다.

김천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올해 수원FC로 돌아와 주장을 맡은 그는 "팬들의 기대 속에 복귀했는데, 오자마자 다치고 좋은 모습을 많이 못 보여드렸다.

주장으로 책임감도 컸는데 결과가 뜻대로 안 나와서 힘든 시즌이었다"면서 "그런 부분이 다 스쳐 지나가면서 감정이 북받쳤다"고 전했다.

이어 "동료들에게 뛰어가고 싶었는데 그럴 힘도 없어서 주저앉았다"고 밝힌 이영재는 "팀이 필요할 때 제가 골을 넣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며 미소 지었다.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정규리그 최종 라운드에서 프리킥 골로 1-1 무승부를 이끌며 팀을 최하위 추락 위기에서 구해낸 데 이어 이날도 결정적일 때 빛난 그는 '잔류에 지분이 얼마나 있는 것 같냐'는 질문엔 '30%'라고 답했다.

수원FC 생존 선봉장 '캡틴' 이영재 "제 지분은 30%"
"축구는 팀 스포츠고, 저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동료와 감독님, 코치님, 고생해주시는 직원분들이 없었다면 결과를 만들 수 없다"는 '모범적' 설명이 뒤따랐다.

그는 "1차전에서 지고 오면서 힘든 경기를 예상했지만, 이긴다는 믿음이 강했다.

선수들의 의지가 보여서 무조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고, 절실함으로 모든 것이 우리 쪽으로 온 것 같다"고 생존 과정을 돌아봤다.

수원FC는 팀의 간판 이승우가 1차전 퇴장으로 빠진 변수도 극복했는데, 이에 대해 이영재는 "승우가 있어서 이 팀이 강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승우가 없어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이고 싶었다"면서 "승우에게도 좋은 경험이 됐고, 우리도 원하는 결과를 얻어 더 강해지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영재는 자칫하면 지난해 김천에 이어 올해 수원FC에서 다시 승강 PO를 통한 강등의 아픔을 겪을 뻔했는데, 이날 골로 스스로 그런 일을 막아낸 셈이 됐다.

그는 "제가 떠나지 않을 팀 수원FC에서 작년 같은 실수를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 생각과 간절함이 오늘 경기에서 나오면서 잔류라는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