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를 통해 추가 현금 확보를 도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사안 단독 취재한 증권부 정호진 기자 나와있습니다. 정 기자, 내용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약 10조 원의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변경하는 안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회계상 자본 계정을 바꾼다는 건 쉽게 말해 가지고 있는 돈의 '이름표'를 바꿔 붙이는 겁니다.

자본준비금이란 자본거래를 통해 발생한 잉여금의 일종입니다. 주식의 교환이라거나 이전, 감자, 합병 등의 차익에서 발생한 잉여금인데요.

이 돈의 이름표를 '이익잉여금'으로 바꿔 붙이면, 배당금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요. '이익잉여금'이란 단어 그대로 손익거래로부터 발생한 잉여금입니다.

현재 국내법상 세금을 물지 않고도 배당금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기업들은 주주환원정책을 펼치기 전에 이 같은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의 지분은 삼성전자(84.78%), 그리고 삼성SDI(15.22%)가 나눠서 보유하고 있습니다.

즉, 삼성디스플레이가 배당을 늘리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주주인 삼성전자와 삼성SDI의 현금 확보로 이어지게 되는 겁니다.

이번 결정을 통해 삼성전자와 삼성SDI가 확보하는 현금은 각각 약 5조 원, 1조 원 규모일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정 기자, 안 그래도 최근 삼성전자가 현금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번 사안도 같은 맥락이라고 봐야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현금 확보 방안을 고심하던 중, 삼성디스플레이의 배당을 늘리는 안을 택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올해 3분기 연결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현금성 자산은 93조 원, 차입금을 제외하면 83조 원 수준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9% 가까이 줄어든 건데요.

이에 삼성전자는 올 들어 해외 법인 등으로부터 배당금 수익을 늘렸고요. 올 초에는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이미 20조 원의 현금을 빌려오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확보한 현금을 바탕으로 삼성전자, SDI는 본격적으로 시설 투자나 연구 개발을 진행하겠죠?

업계에선 어떻게 바라보고 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먼저 삼성전자는 현재 SK하이닉스와 HBM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를 제치고 이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이 1위 자리를 탈환하기 위해 투자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까지 시설 투자에 들인 돈만 약 37조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리포트를 통해 "경쟁사가 독점하고 있던 HBM3 시장에 삼성전자의 진입이 예상된다"며 "의미있는 성과를 이룰 전망"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삼성SDI도 역시 국내 배터리 3사와의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해, 3사 중 가장 많은 연구개발비를 투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년 미국에 배터리 셀 합작 공장 3군데 설립을 준비하고 있고, 현대차와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새로 수주해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거든요.

업계에 따르면 양사 모두 내년도 사업계획을 준비하며, 삼성디스플레이 측에서 들어올 현금에 대해서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미래 성장성과 업종 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디딤돌로 활용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정호진 기자였습니다.


정호진 기자·양현주 기자 auva@wowtv.co.kr
"HBM·2차전지 공격적 확대"…삼성D, 조단위 배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