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2부서 32실점…올 시즌도 35실점으로 전북과 공동 1위
이정효 감독·주장 안영규 "공격 축구의 기본은 탄탄한 수비"
1부든 2부든 최소실점…이정효호 광주 '공격축구' 비결은 '수비'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의 이정효 감독은 화끈한 '공격 축구'를 항상 공언하는 지도자다.

특히 라인을 내리지 않는 축구를 강조한다.

선수들을 후방으로 빼 웅크리는 축구는 아예 싫어한다.

지난 2월 열린 2023 K리그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 캠프에서 이 감독은 '공격 축구'를 표방했다.

당시 그는 "1골 넣으면 2골째를 위해 노력하고, 2골을 넣으면 3골을 넣으려 노력하는 그런 축구를 하겠다.

그게 광주FC의 색이자 내 색깔"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경기 내내 선수들을 전방으로 보내는 축구를 보여준 이정효호 광주는 하위권에 머물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승격 첫 시즌부터 1부리그 3위(16승 11무 11패)를 차지했다.

주목할 만한 지표는 광주의 실점이다.

광주는 38경기에서 35골만 내줘 4위 전북 현대(16승 9무 13패)와 함께 올 시즌 K리그1 최소 실점을 달성했다.

2022시즌 K리그2를 제패할 때도 최소 실점을 이룬 수비력이 빛났다.

당시 광주는 40경기에서 32골만 내줘 FC안양(41골)을 따돌리고 최고의 수비력을 자랑했다.

2년 연속 각 리그에서 최소 실점을 달성한 건데, 공격 축구를 한다는 팀이 이같은 쾌거를 이룬 게 이 감독에게는 전혀 이상하지 않다.

1부든 2부든 최소실점…이정효호 광주 '공격축구' 비결은 '수비'
이 감독은 3일 광주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최종 38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홈 경기에 앞서 광주의 공수 균형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이 감독은 탄탄한 수비는 공격 축구의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수비가 튼튼하지 않으면 공격도 못 한다.

수비가 안 되면 공격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후방에서 상대에 빈틈을 보이면 마음대로 공격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본 구조는 '수비'다.

항상 수비 훈련을 많이 한다"며 "선수가 발을 어떻게 뻗을지도 내가 이야기를 많이 하고, 관련 영상을 편집해서 선수들에게 보여주는 등 항상 강하게 많이 질책한다"고 말했다.

2022시즌 K리그2 최고의 수비를 보여준 광주에는 1부에서도 통할지 의구심 섞인 시선이 따라다녔다.

이런 시선을 의식한 듯 주장이자 붙박이 중앙 수비수 안영규는 지난 시즌 우승을 확정한 후 "축구는 조직력이다.

조직력이 더 좋아지면 1부에서 통한다"며 "1부의 몇몇 팀들은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때 K리그2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안영규는 2023시즌에도 '최소 실점' 타이틀을 들고 MVP에 도전한다.

김영권(울산)·제카(포항)·티아고(대전)와 MVP 최종 후보에 오른 상태다.

안영규는 올 시즌 최종전인 3일 포항전도 무실점으로 마친 후 취재진과 만나 "우리가 공격 축구를 하는 팀이라고 하지만, 기본은 수비"라며 이 감독의 '선 수비 후 공격' 기조를 지지했다.

안영규는 "공격수 등 앞에 있는 선수들도 같이 수비한다.

이렇게 조직적으로 수비하니까 최소 실점도 이룬 것"이라고 강조했다.

1부든 2부든 최소실점…이정효호 광주 '공격축구' 비결은 '수비'
실제로 정호연, 이순민 등 활동량이 많은 미드필더들은 팀이 공을 잃어버릴 시 강한 압박 태세로 전환해 후방 수비수들의 부담을 덜어준다.

이순민은 아예 전진하려는 성향이 강한 센터백 티모를 대신해 후방 깊숙한 지점까지 내려와 페널티지역에서 상대 공격수를 막아내는 등 활동 반경을 후방 전 지역으로 넓혔다.

이들이 활약해 이룬 탄탄한 수비는 광주가 구단 새 역사를 쓰는 기반이 됐다.

광주는 올 시즌 K리그1 12개 팀 가운데 가장 많은 경기(16경기)를 무실점으로 마쳤다.

이 16경기에서 광주는 12승 4무를 거둬 승점 40을 챙겼다.

이 가운데 한 골도 넣지 못한 4경기에서도 실점을 억제하며 승점 1씩을 따냈다.

이는 광주(승점 59)가 4위 전북(승점 57), 5위 인천 유나이티드(14승 14무 10패·승점 56)를 근소한 차이로 누르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

2023시즌 구단 사상 최초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행 티켓을 거머쥔 광주는 통산 1부리그 역대 최고 순위·승수도 동시에 달성했다.

전 시즌까지 광주가 1부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탓에 조기 종료된 2020시즌 6위(6승)였고, 한 시즌 최다승은 2016시즌(8위) 기록한 11승이었다.

1부든 2부든 최소실점…이정효호 광주 '공격축구' 비결은 '수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