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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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경제학원론과 증권투자론 과목을 강의하면서 학생들에게 과제를 내주곤 합니다. 경제학원론 과목에서는 '기준금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향후 2~3년 기준금리의 방향', '기준금리 변화에 따른 자산관리 방향'에 대해 발표하라는 게 과제입니다. 기준 금리가 오르거나 내리면 주식과 채권, 부동산 등 투자자산에 어떤 영향이 있고 이에 따라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학생들이 의견을 발표합니다.

대부분 학생들은 "내년 하반기부터 금리가 점차 낮아질 것이고, 통화공급이 원활해져 주식시장이 활성화되며 채권 투자는 금리 하락을 대비해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부동산 투자는 목돈이 없는 대학생들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는 분야로 '좋지 않을까' 정도의 의견들에 그쳤습니다.

증권투자론 과목에서는 학생들에게 '1억원이 있다고 가정하고, 3년 이상 중기투자를 할 때 투자상품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서 발표하라'고 과제를 줍니다. 조건은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 주식과 채권, 펀드를 한 종목 이상 반드시 편입해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
둘째, 종목별 목표수익률과 투자기간 종료시 평가금액을 표시하라.
셋째, 발표 종료시 과제 작성에 대한 소감을 발표하라.

40여명 학생들은 주식 등 투자상품을 해본 학생과 전혀 해보지 않은 학생, 1학년과 4학년, 본인의 성격과 투자성향 등에 따라서 종목 선택과 비중, 목표수익률이 전혀 다르게 결정되는 것을 봅니다. 그리고 발표 후 소감에서는 "평소 접하지 못했고 관심이 없었던 채권, 펀드 등의 다양한 투자상품을 공부할 수 있었고, 투자상품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이야기합니다. 필자가 원하는 답변이고, 더 없는 보람으로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주식투자를 해보지 않고, 채권이나 펀드상품도 처음 접해 본 학생들이 과제를 준비하고 발표할 때, 대표적인 오류사항들이 나오고 필자는 이를 확인해서 알려줍니다. 이 중 몇가지 사항은 대학생들뿐만 아니라 투자상품을 처음 시작하는 초보 투자자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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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목표수익률 기준은 정기예금 1년제 금리가 적정합니다. 주식투자(주식형 펀드 포함) 시 목표수익률을 낮게 설정합니다. 한 번도 주식투자를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3~5%의 낮은 목표수익률을 설정합니다. 은행에 맡기면 1년에 원금과 확정금리(약 연4% 수준)를 받을 수 있는데, 원금이 손실될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하면 이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필자가 생각하는 상품별 기대수익은 다음과 같습니다.

-주식: 정기예금 1년제 금리의 2배 이상 수준 (현재 연 4%*2배 = 연 8% 이상)
-채권: 정기예금 1년제 금리의 1.5배 수준 (연 4%*1.5배=연 6% 이상)
-펀드: 주식형과 채권형 펀드는 주식과 채권의 목표 수익률보다 10% 정도 낮춰 설정

둘째, 투자상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합니다. 주식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매매익만 있는 것이 아니라, 주식의 배당수익도 감안해야 합니다. 또 채권은 만기에 원금과 주기적으로 받는 쿠폰(이자) 수익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금리가 하락할 때 매도하면 시세차익도 가능한 상품입니다. MMF의 경우 비교적 안전하며 수시 입출금도 가능한 상품이지만, 1%가 안되는 수익률로 운용돼 한 달 내 자금운용에 적합합니다. 따라서 장기투자 상품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이죠.

셋째, 관리방법을 모릅니다. 1억원으로 초기 상품 선정과 포트폴리오가 구성됐다고 끝이 아닙니다. 처음에 상품별로 목표수익률을 정하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면, 적절한 관리방법이 필요한 겁니다. 하루에 한 번 정도, 전체 포트폴리오의 평가금액과 수익률을 확인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시장에 주요 사건이 발생하면 시간을 할애해서 더 집중적으로 상품 현황을 파악해야 합니다. 또 금융기관에 주기적인 방문하고 상담으로 포트폴리오에 대한 비중 조정(리밸런싱)을 검토해야 합니다.

시장 상황 변화에 따른 목표수익률 수정이 필요하겠지만, 가능하면 초기에 정한 상품별 목표수익률이 달성되면 기계적으로 매도해 수익을 확정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우리나라와 미국 모두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경기에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있습니다. 내년 하반기나 돼야 금리인하가 예상되고, 실질적인 경기 회복은 인내의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투자상품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나 초보 투자자들은 기본을 지키고 꾸준히 경제관련 지식에 쌓아두면 정기예금 금리보다 더 나은 수준의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하준삼 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 교수,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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