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금호산업 매각가격 박삼구 회장과 재협상하기로
금호산업 채권단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과 금호산업 경영권(지분 50%+1주) 매각가격을 다시 협상하기로 했다. 매각가 협상은 박 회장이 제시한 6503억원(주당 3만7564원)과 산업은행 등이 앞서 논의한 7935억원(주당 4만5485원) 사이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22개 채권 금융회사 의견을 취합한 결과 75% 이상이 박 회장과의 재협상을 희망했다며 이른 시일 안에 박 회장 측과 협상을 마무리하겠다고 31일 발표했다.

산업은행이 박 회장과 재협상에 나서기로 한 것은 채권단의 75% 이상이 산업은행이 지난 27일 채권 금융회사에 제시한 가격(7935억원)보다 금액을 낮춰 올해 안에 금호산업 경영권을 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따른 것이다. 금호산업 경영권 매각가격을 7935억원으로 결의하면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포기해 매각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매각이 미뤄질 경우 금호산업 가치가 더 떨어질 가능성을 우려한 셈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박 회장 측이 제시한 6503억원보다 가격을 높이되 박 회장이 인수할 수 있는 수준에서 가격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 내에서는 7000억원 안팎에서 가격이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 나온다.

산업은행은 금호산업 경영권을 연내 매각하기 위해 이달 중 채권단 결의를 통해 박 회장에게 최종 가격을 통지할 계획이다. 박 회장이 오는 10월 중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면 11월에는 주식 매매계약을 맺을 것으로 채권단은 보고 있다. 만약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향후 6개월간 우선매수권이 없는 상태에서 채권단은 다른 인수 희망자를 물색하게 된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