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드에서 만나요”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5 시즌 개막전(9일)을 앞두고 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렸다. 왼쪽부터 김자영, 윤채영, 김민선, 고진영, 최혜정, 이정민, 이승현, 박결, 지한솔. 연합뉴스
< “필드에서 만나요”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5 시즌 개막전(9일)을 앞두고 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렸다. 왼쪽부터 김자영, 윤채영, 김민선, 고진영, 최혜정, 이정민, 이승현, 박결, 지한솔. 연합뉴스
“아기 엄마 크리스티 커가 우승했다. 엄마들의 반란을 보여주겠다.”(최혜정)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겠다. 신인왕은 내 몫이다.”(박결)

세계 최강 K골프의 ‘화수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선수들이 2015시즌 개막전 출격을 앞두고 출사표를 던졌다. 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KLPGA 미디어데이를 통해서다. 화려한 의상과 함께 얼굴을 드러낸 9명의 ‘예비퀸’들은 “우승 후보를 점칠 수 없다”며 ‘세계 골프의 표준’으로 상향 평준화된 KLPGA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총상금 184억원, 대회 수 29개. 사상 최대 규모의 2015 KLPGA 투어가 오는 9일 롯데마트여자오픈을 시작으로 열전에 들어간다.

◆“절대 강자 없다”…여왕 경쟁 불꽃

"KLPGA판도 예측불허?…내가 넘버원!"
올해 KLPGA 투어에선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질 전망이다. 지난해 필드를 점령했던 김효주(20·롯데) 장하나(23·비씨카드) 김세영(22·미래에셋) 등 막강 ‘코리안군단’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절대 강자’가 빠진 상황. 대신 LPGA로 가는 징검다리인 국내 최강 자리를 놓고 신구(新舊) 대결이 어느 때보다 가열되는 분위기다.

‘골프맘’ 최혜정(31·볼빅)이 노장의 대표격이다. 2011년 메트라이프 한국경제 챔피언십 우승 이후 승수를 쌓지 못한 그는 “후배들이 갈수록 독해지고 있다. 그들에게 배우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필드 위의 패션모델’로 불리는 윤채영(28·한화)의 각오도 남다르다. 그는 지난해 제주 삼다수 마스터즈에서 데뷔 9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자신감을 회복했다. 윤채영은 “얼마 전 박인비가 노(No)보기 플레이로 우승하는 걸 봤다. 내가 원하던 것”이라며 “욕심을 버리고 대회를 즐기겠다”고 했다.

신세대 골퍼 고진영(20·넵스)은 “올해 5승은 자신 있다”며 거침없는 입담을 과시했다. 그는 “내 단점은 버디율 1위인데도 보기가 많다는 것”이라며 “올해에는 파세이브율을 높여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동갑내기인 김민선(20·CJ오쇼핑)도 “100위권 밖인 페어웨이 안착률을 50위 안으로 끌어올려 우승 확률을 높이겠다”고 말해 선배들과의 양보 없는 경쟁을 예고했다.

◆늘어난 경기 “체력 관리가 변수”

선수들은 지난해보다 대회가 2개 늘어난 점을 감안해 체력 관리를 올 시즌 최대 변수로 꼽았다. 상반기만 해도 16개의 경기가 매주 펼쳐지는 만큼 출전할 대회를 잘 골라야 ‘완주’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정민(23·비씨카드)은 “전지훈련에서 근육을 충분히 키워 체력과 드라이버 거리에 자신감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자신만의 스윙 스타일 찾기에 중점을 뒀다는 김자영(24·LG)은 “톱10에 드는 확률을 높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승현(24·NH투자증권)은 “체중 관리에 신경쓰면서 지난해 못한 퍼트 랭킹 1위에 오르고 싶다”며 ‘퍼트의 달인’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한치 양보 없는 신인왕 경쟁

신인왕 경쟁도 올 시즌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최근 NH투자증권에 둥지를 튼 박결(19)은 “스폰서를 기쁘게 해주겠다”며 신인왕 욕심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데뷔 동기인 지한솔(19·호반건설)은 “작년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박결이 땄으니 올해 신인왕은 내가 차지하겠다”고 맞섰다.

이날 행사에는 9명의 선수를 응원하는 팬클럽 대표들이 나란히 참석해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들의 별명을 즉석에서 붙여주는 등 응원 경쟁을 펼쳤다. 이승현에게는 겉은 화려하지 않지만 속은 꽉 차고 달다는 뜻에서 ‘고구마’란 별명이, 초반에 부진하다가 한여름이 돼야 제 실력을 발휘한다는 뜻에서 윤채영에게 ‘여름’이란 별명이 붙어 눈길을 끌었다.

협회는 이날 KLPGA 새 엠블럼도 공개했다. 엠블럼은 열정을 뜻하는 붉은색과 스포츠맨십을 담은 푸른색, 비전을 의미하는 노란색 선을 사용해 여자프로골퍼가 스윙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이관우/최만수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