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5·오릭스 버펄로스)이 일본 프로야구에서 8년간의 생활을 마감하고 내년 한국으로 복귀한다. 이승엽의 아버지인 이춘광씨는 19일 “승엽이가 일본 생활을 끝내고 내년 한국에 오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18일 소프트뱅크와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패해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뒤 일본 생활을 정리하겠다는 뜻을 오릭스 구단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오릭스는 이승엽과 1년간 연봉 1억5000만엔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발표와 달리 2년 계약이었고 이승엽은 2012년까지 거취를 보장받을 수 있었으나 미련없이 일본 생활을 접고 한국행을 택했다. 이승엽이 한국에 오면 원 소속구단인 삼성 라이온즈에 복귀할 게 확실시된다.

이춘광씨는 “올해 승엽이가 오릭스의 외국인 선수로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 책임을 지겠다는 뜻이 강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5월 승엽이의 둘째 아들인 은엽이가 태어났는데 시즌 중반부터 자식 양육 문제로 고민도 적지 않았다”고 말해 가족 문제도 귀국을 결심하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언론 보도를 보고 이승엽의 퇴단 소식을 접했다”면서도 조만간 협상 테이블을 차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삼봉 삼성 단장은 “팀이 한국시리즈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 팀 분위기를 흔들지 않고자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이승엽과 협상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엽의 고교(경북고)와 팀 선배인 류중일 감독이 올해 초 사령탑 데뷔와 동시에 “이승엽을 일본에서 꼭 데려오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낸 만큼 이승엽의 복귀 협상은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엽은 오릭스에 입단한 올해 3년 만에 주전 1루수를 차지했으나 꾸준한 성적을 내는 데 실패했다. 이승엽은 122 경기에 출전해 타율 0.201에 머물렀다. 홈런은 15방을 터뜨리고 51타점을 올렸지만 오릭스의 주포 T 오카다와 쌍포를 형성할 것이라는 기대에는 못 미쳤다.

지난 2004년 2년간 5억엔을 받는 조건에 지바 롯데 유니폼을 입고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한 이승엽은 2005년 일본시리즈에서 홈런 3방을 터뜨리며 지바 롯데에 31년 만에 우승컵을 안겼다. 이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승엽은 2006년 일본 최고 인기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이적했고 그해 타율 0.323, 41홈런, 108타점이라는 최고 기록을 남기고 절정의 순간을 만끽했다.

이후 요미우리와 4년간 30억엔이라는 메가톤급 계약을 터뜨리고 ‘한류 돌풍’의 중심에 섰으나 이후 왼손 엄지 수술, 무릎 통증 등으로 내리막을 탔다. 이승엽은 일본에서 뛴 8년간 통산 타율 0.257, 홈런 159개, 타점 439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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