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아시안컵 축구대회가 8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와 우즈베키스탄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30일 결승전까지 23일간 열전에 돌입한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왕의 귀환, 아시아의 자존심'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1960년 제2회 대회 이후 무려 51년 만에 패권 탈환에 나선다.

바레인, 호주, 인도와 함께 C조에 편성된 한국은 11일 바레인과 1차전을 치른다.

◇16개국 출전..8강부터 토너먼트
이 대회는 모두 16개 나라가 출전해 4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벌인다.

각 조 상위 2개 나라가 8강에 올라 이후로는 토너먼트로 우승국을 가린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0위인 한국은 바레인(93위), 호주(26위), 인도(142위)와 함께 C조에 속했고 개최국 카타르(114위)는 쿠웨이트(102위), 중국(87위), 우즈베키스탄(109위)과 함께 A조에서 조별리그를 치른다.

사우디아라비아(81위), 일본(29위), 요르단(104위), 시리아(107위)가 B조에서 8강 진출을 다투고 D조는 지난 대회 우승팀 이라크(101위)를 비롯해 이란(66위), 북한(108위), 아랍에미리트(105위)로 구성됐다.

대회는 알가라파, 알라얀, 알사드, 칼리파 스타디움과 카타르 스포츠클럽 등 모두 5개 경기장에서 열리며 개막전과 결승전이 벌어지는 칼리파 스타디움은 1976년에 지어진 경기장으로 4만 명을 수용할 수 있다.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알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치르며 1979년 완공된 이 경기장의 수용 인원은 2만 2천 명이다.

대회 마스코트는 카타르 사막 지역에 사는 날쥐 5마리로 정해졌다.

긴 다리와 큰 눈이 특징인 이 동물은 자유를 상징하며 이번 대회 마스코트는 수컷인 사부그, 틈브키, 즈크리티와 암컷인 프레하, 트라나 등 5마리다.

◇한국, 51년 만에 왕으로 귀환할까
한국은 그동안 아시아에서 '축구 최강'으로 자처해왔지만 정작 아시아 최강을 가리는 아시안컵에서는 1956년과 1960년에 열린 1,2회 대회에서 연속 우승한 뒤로는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게다가 1,2회 대회 때는 출전국도 4개뿐이었던 터라 '우승 경력'이라고 내세우기도 민망할 정도다.

1988년 역시 카타르에서 열렸던 9회 대회 결승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승부차기 끝에 패한 뒤로는 결승에도 오르지 못했다.

조광래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은 이번 대회에 간판 스트라이커 박주영(26.AS모나코)이 무릎 부상으로 빠진 것이 아쉽지만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청용(23.볼턴), 기성용(22.셀틱), 이영표(34.알힐랄) 등 다른 해외파 선수들을 총동원해 우승에 도전장을 던졌다.

조광래 감독은 박주영의 출전이 불발된 이후 '박지성 시프트', '구자철 시프트' 등 다양한 전술 변화를 시험하며 본선에서 최적의 조합을 찾느라 분주하다.

아랍에미리트 전지훈련을 마친 한국 대표팀은 6일 밤 9시 카타르 도하에 도착해 현지 적응을 시작했다.

◇주요 우승 후보국
한국과 이번 대회 우승을 놓고 다툴 나라로는 역시 FIFA 순위에서 한국보다 앞서는 호주, 일본과 중동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이 꼽힌다.

오세아니아 축구연맹에서 AFC로 편입된 이후 2007년 대회 이후 두 번째로 아시안컵에 출전한 호주는 8강에서 일본과 승부차기 끝에 져 4강에도 오르지 못했다.

홀거 오지크(독일) 감독이 지휘하는 호주는 지난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 출전했던 골키퍼 마크 슈워처(풀럼)를 비롯해 팀 케이힐(에버턴), 루커스 닐(갈라타사라이), 루크 윌크셔(디나모 모스크바) 등 주축 선수들을 대부분 소집해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다.

재일교포 공격수 이충성(26.산프레체 히로시마)을 대표팀에 선발한 일본도 혼다 게이스케(CSKA 모스크바), 가가와 신지(보루시아 도르트문트), 하세베 마코토(VfL 볼프스부르크) 등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

최다 우승 기록(3회)을 나눠갖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역시 경계 대상이다.

특히 한국은 최근 4개 대회에서 모두 이란과 8강에서 맞붙어 두 차례씩 승리를 나눠 가졌다.

이번 대회에서도 C조의 한국과 D조 이란이 서로 1,2위로 엇갈리면 8강에서 만난다.

정대세(27.VfL보훔)가 합류한 북한도 D조에 속해 8강에서 남북 대결 가능성도 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전초전
아직 11년이나 남았지만 이번 대회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축구대회를 미리 그려볼 수 있는 대회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지난해 12월, 2022년 월드컵 개최지로 선정된 카타르는 여름 기온이 섭씨 50℃를 넘나들어 정상적인 대회 개최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일부 관계자들은 '카타르 월드컵은 1월에 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지금까지 아시안컵 축구대회가 12월에 열린 적은 세 차례 있었지만 1월 개최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경기도만 한 크기의 면적인 카타르가 월드컵보다 훨씬 작은 규모의 아시안컵을 치르면서 교통, 숙박 등 대회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2006년 아시안게임을 치르며 큰 대회를 연 경험이 있는데다 앞으로 대회 개막까지 무려 11년이나 남았다는 점에서 이번 아시안컵은 성공적인 월드컵으로 가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011 아시안컵 축구대회 주요 일정(한국시간)
▲개막전 카타르-우즈베키스탄(8일 1시15분.칼리파 스타디움)
▲한국-바레인(11일 1시15분.알가라파 스타디움)
▲한국-호주(14일 22시15분.알가라파 스타디움)
▲한국-인도(18일 22시15분.알가라파 스타디움)
▲결승전(30일 0시.칼리파 스타디움)


(도하<카타르>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