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여성 서울시장 후보 `징크스' 못깨

민주당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가 6.2 지방선거에서 첫 여성 서울시장에 도전했지만, 문턱을 끝내 넘지 못한 채 좌절을 맛봤다.

민주당으로선 열린우리당 시절인 4년 전 강금실 전 법무장관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다 고배를 마신데 이어 2회 연속 여성 후보 실패의 징크스를 깨지 못하게 됐다.

한 후보는 개표 중반까지도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를 제치고 고지에 오르는 듯했지만 결국 오 후보에게 간발의 차이로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그는 3일 오전 1시께 당선 가능성이 점쳐지자 캠프 관계자들과 함께 시청 앞 서울광장을 방문, "겸허한 마음으로 끝까지 결과를 지켜보겠다"면서도 "지금 추세대로라면 희망이 보인다"며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었다.

그의 서울시장 도전과 실패는 한편의 극적인 드라마와도 같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충격적 서거로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로 급부상한 그는 한때 불출마 쪽으로 기우는 듯했지만 검찰수사로 수뢰 혐의가 불거지자 명예회복을 내세워 범야권 후보로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지난 4월 법원의 1심 무죄 판결로 오 후보와의 격차를 좁히며 비교적 산뜻한 출발선에 섰지만, 당내 경선 잡음에 더해 천안함 정국이 선거를 뒤덮으며 내내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에게 두자릿수대로 밀리며 버거운 추격전을 벌여야 했다.

투표 마감 직후 방송3사의 출구조사에서 오 후보를 0.2% 포인트 차로 따라붙더니 그 여세를 몰아 개표 중반까지 근소한 차이나마 앞서면서 최대 이변을 연출하는 듯했지만 결국 첫 여성 서울시장의 꿈은 목전에서 무위로 돌아갔다.

다만 당초 예상을 깨고 오 후보를 턱밑까지 추격하며 선전한 것은 의미있는 패배로 받아들여진다.

한 후보는 그 스스로 "서울시장을 나의 행정이나 정치의 마지막으로 생각한다"고 밝힌 만큼, 당분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3심 재판 절차가 남겨있고 검찰이 별건 수사에 착수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험로도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