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조사위 구성에 문제..조사 거부"

"지난해 대표선발전에서 절대 동료의 도움을 받은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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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 감사에서 2010 세계쇼트트랙선수권대회 때 코치의 강압으로 개인 종목을 타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난 이정수(21.단국대)가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 '짬짜미 의혹'을 강하게 부정했다.

이정수는 13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탄천종합운동장 빙상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표 선발전이 가장 중요한 대회다.

스케이트에 입문하면서 오직 꿈은 올림픽 메달이었다"라며 "그런 부분에서 냉정하게 경기했고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이정수는 이어 "대표선발전에서 다른 선수와 협의한 사실은 없다.

선수는 운동만 열심히 하면 된다"라며 "코치가 그런 말을 하더라도 허락한다면 선수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대한체육회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정수 파문'이 불거지면서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대한 감사를 벌였고, 이정수가 코치의 강압에 의해 개인 종목에 나서지 못했다는 사실과 더불어 지난해 대표 선발전에서 일부 선수들의 짬짜미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정수는 "전재목 코치가 대표 선발전 때 서로 도우라는 말을 했던 게 기억도 나지 않는다.

3,000m 슈퍼파이널을 준비하느라 그런 생각을 할 겨를도 없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 전재목 코치가 1,000m 종목을 양보하라는 얘기도 했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정수는 "동계올림픽 때 전재목 코치가 나와 김성일(단국대), 곽윤기(연세대)를 불러 놓고 곽윤기에게 1,000m 출전을 양보하라는 얘기했다"라며 "전재목 코치가 '대표선발전 때 도움을 받았으니 양보하라'는 말을 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

게다가 1,000m를 타면 세계선수권대회를 포기하라고까지 말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전재목 코치의 요구를 거부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선 "친구인 곽윤기도 옆에 함께 있어서 고민을 많이 했다"라며 "하지만 세계선수권대회를 한 번도 참가하지 못해봤다.

종합우승을 하면 더 성장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이 때문에 대회 출전 직전부터 경기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그러지 못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정수는 특히 "세계선수권대회 개인 종목을 치르지 못해 결국 대표선발전에 나서게 됐다"라며 "올림픽 때 심적으로 힘들었다.

이후에도 여러 복잡한 일이 생겨서 말을 아낄 수밖에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정수의 아버지 이도원씨는 "빙상연맹에서 발표한 진상조사위원회 명단을 보면 중립적이지 못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김철수 위원장은 전재목 코치와 같은 대구 출신이고 간사 역시 빙상연맹 집행부다.

조사를 받아야 할 주체가 조사한다는 것은 공정성을 기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씨는 이에 따라 "조사위원회 구성에 변화가 없다면 조사에 응할 수 없다.

현 집행부와 팀 관계자를 제외한 객관적인 빙상인이 포함돼야만 한다"라고 덧붙였다.

(성남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