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틈이 없다.

세계최상 전력의 남녀 쇼트트랙 대표팀이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느낀 영광의 순간을 가슴 한쪽에 묻어놓고 다시 차가운 아이스링크 위에 선다.

남녀 쇼트트랙대표팀은 4일 태릉선수촌에 입촌해 오는 19일부터 나흘간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치러지는 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와 연이어 열리는 2010 쇼트트랙 팀선수권대회(27~28일.이탈리아 보르미오) 준비에 나선다.

비록 동계올림픽이 끝났지만 세계선수권대회와 팀선수권대회는 이번 시즌을 마감하는 마지막 대회들이다.

이 때문에 남녀 대표팀은 3일 오후 청와대 오찬을 마치고 1박2일의 휴가를 가졌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선수들은 올림픽 기간에 밀렸던 빨랫감도 해결하고, 오랜만에 집에서 가족들과 정겨운 시간을 가질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휴식은 잠시뿐. 대표팀은 4일 태릉선수촌에 다시 집결해 이번 시즌 남은 대회에서 세계최강 전력의 자존심을 살리려는 훈련을 시작하게 된다.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 2개(1,000m, 계주)를 목에 걸었던 이호석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첫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했던 만큼 이번 대회를 통해 개인종합 우승 2연패를 노린다.

특히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중국의 왕멍에게 개인전 금메달과 더불어 억울한 실격으로 계주 우승까지 내준 여자 대표팀은 말 그대로 '복수혈전'의 각오를 다지고 있다.

김기훈 대표팀 감독은 "동계올림픽을 치르느라 선수들이 지쳐 있어서 오늘 짧은 휴가를 줬다.

4일부터 태릉선수촌에서 다시 훈련을 시작한다"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이어 "동계올림픽이 끝나고 선수들이 5-6일 정도 스케이팅을 하지 않아서 몸 상태들이 썩 좋지 않다"라며 "일단 굳은 근육을 풀어주는 이완 훈련을 시작으로 점차 동계올림픽 수준의 '스피드업' 훈련으로 이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중국 여자 대표팀도 정예멤버가 그대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계주에서는 실격 판정으로 금메달을 내줬지만 실제로는 이긴 것이나 다름없다.

개인종목도 개선의 여지가 있는 만큼 해볼 만 하다"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