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콜리세움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500m 경기에서 이은별(19 · 연수여고)은 준결승전 진출에 그쳤고 박승희(17 · 광문고),조해리(24 · 용인시청)는 8강에서 탈락했다.
한국은 지금까지 여자 쇼트트랙 500m에서 1994년 릴레함메르대회의 김소희와 1998년 나가노대회의 전이경이 딴 동메달이 최고 성적이다. 남자도 릴레함메르대회에서 채지훈이 금메달을 딴 이후 16년 동안 500m에서 금메달 소식이 없다.
500m는 스타트가 중요하다. 출발신호가 울리고 아펙스존(출발 이후 첫 코너링의 반 바퀴까지 구간)을 지나면서 형성되는 순위가 메달 색깔을 좌우한다. 다른 종목보다 초반 순발력이 강조되는 것.이번 대회에서도 왕멍(중국)이 초반부터 선두로 치고 나간 뒤 순위를 유지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반면 한국 쇼트트랙 선수들은 순간파워보다 근지구력이 강하다. 게다가 힘보다 기술과 작전을 중시하는 팀 컬러다. 한국선수가 개발한 '호리병 곡선주법''외발주법''바깥돌기' 등은 모두 중 · 장거리용이다. 세계선수권대회에는 3000m 개인 종목이 있지만 올림픽에는 1500m까지만 있다. 한국의 독주를 막기 위해서다.
사실 이런 결과는 '선택과 집중'의 산물이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한국팀은 500m 준비도 철저히 했지만 훈련의 무게 중심은 중 · 장거리였다. 이윤숙 대한빙상연맹 쇼트트랙 부문 경기 이사는 "단거리는 500m 하나뿐이지만 중 · 장거리에 걸린 금메달은 6개나 된다"며 "메달이 더 많이 걸린 중 · 장거리 준비를 더 많이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5일 열리는 남자부 500m 경기는 기대해 볼만하다는 평가다. 특히 성시백 곽윤기는 초반 스피드가 빠르고 막판 추월 능력이 강해 금메달도 노려볼 만하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한편 한국남자팀은 18일 열린 5000m 계주에서 조 1위로 예선을 통과, 27일 금메달을 노린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