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이런 축구 행정에서 축구를 하는 건 슬픈 일이다."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한국프로축구연맹의 행정력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내달 5일 호주와 평가전에 참가하기 위해 3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박지성은 입국 인터뷰에서 "다음주는 A매치 기간인데 누가 리그 경기를 하는 지 의심스럽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국 축구 대표팀과 호주 대표팀이 다음 달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평가전을 치르기로 확정된 만큼 다음 날 6일 열릴 K-리그 경기 일정도 연기돼야 하는 게 당연하지만 아직도 변경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박지성은 또 해외파와 국내파의 소집 날짜가 다른 점에 대해서도 날 선 비판을 가했다.

박지성을 포함한 해외파 10명은 1일 낮 12시 파주 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모여 훈련을 시작하는 반면 전체 23명 중 나머지 13명인 K-리그 태극전사들은 이틀 뒤인 9월3일 대표팀에 합류한다.

프로축구연맹이 2일 컵대회 결승전 1차전이 열린다는 이유로 규정상 `경기 이틀 전부터 대표팀에서 훈련할 수 있다'며 국내파 차출 시점을 늦추는 바람에 따로 소집하게 된 것이다.

박지성은 "9월2일에는 K-리그 두 팀만이 대결하는데 3일에 (모든) 국내파들이 합류하는 게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 행정에서 축구 경기를 하는 게 슬픈 일"이라면서 프로연맹의 행정을 거듭 비판했다.

박지성에 앞서 인천국제공항에 먼저 도착한 박주영(AS모나코)도 대한축구협회와 프로연맹의 '대표 차출 갈등'이 조속히 해결되기를 바랐다.

박주영은 "K-리그와 대표팀 모두 중요할 수 있겠지만 배려가 필요하다"면서 "다른 대표팀은 A매치 두 경기씩 치른다.

한 경기만을 치러도 준비하기가 빠듯하다"고 말했다.

박주영은 이어 "많은 선수에게 피해가 안 가게 해야한다.

선수들을 힘들지 않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영종도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