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왓슨이 브리티시오픈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그를 후원했던 스폰서들은 홍보 효과를 톡톡히 봤다. 가장 큰 덕을 본 스폰서는 모자에 이름을 내건 '아담스골프'다.

아담스골프는 1987년부터 골프클럽을 만들어왔지만 미국에서조차 그리 유명한 회사는 아니다. 하지만 이번 브리티시오픈을 통해 아담스골프는 단번에 전 세계에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효과를 봤다.

아담스골프는 왓슨을 비롯해 미국 PGA투어의 애런 배들레이,LPGA투어의 브리타니 린시컴 등 소수의 선수만 지원하고 있다. 그 중 왓슨은 클럽 제작 과정에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등 직접 관여할 정도로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아담스골프는 일단 투자가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댈러스모닝뉴스에 따르면 왓슨이 2라운드에서 선두에 나선 지난 금요일 주가가 18% 올랐고 대회가 끝난 직후인 월요일에도 9% 올라 2.85달러를 기록했다. 아담스골프는 올 3월 말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주가가 16%나 빠진 상태였다. 수입도 전년 동기에 비해 반으로 줄어든 40만달러에 불과했다. 아담스골프는 1998년 주가가 78달러를 기록한 적도 있었다.

아담스골프는 왓슨이 대회기간 내내 사용한 '아담스 스피드라인 드라이버'를 대대적으로 판매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왓슨의 선전으로 인한 인지도 제고가 클럽 판매량 증대로 이어질 경우 아담스골프는 불황 속에 대박을 터뜨릴 전망이다. 1986년 잭 니클로스가 46세의 나이에 마스터스에서 우승할 당시 사용했던 맥그리거의 ZT퍼터는 무려 30만개가 팔려나갈 정도로 빅히트를 쳤었다.

타이틀리스트와 폴로(polo)도 덕을 봤다. 왓슨은 '타이틀리스트 프랙?1' 볼을 사용했고 폴로 의류를 입고 대회에 출전했다. 나이키는 타이거 우즈의 커트 탈락으로 실망했다가 계약 선수인 스튜어트 싱크의 우승으로 이를 만회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