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대검 중수부(이인규 검사장)는 8일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키로 했다.

정 전 비서관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3억여원의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이 돈은 전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인 권양숙 여사가 정 전 비서관을 통해 박 회장에게서 받았다고 밝힌 것과는 별개다.권 여사가 박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은 10억원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일단 정 전 비서관이 개인적으로 3억여원을 받은 부분만 뇌물 또는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뒤 권 여사에게 돈을 전달한 과정 등을 집중 수사할 계획이다.정 전 비서관은 2007년 12월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의 부탁으로 박 회장 측에 전화해 만나줄 것을 부탁했고,같은 해 8월에는 박 회장 및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과 ‘3자 회동’을 갖고 노 전 대통령의 퇴임 후 활동 준비를 논의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을 상대로 지금까지 제기된 각종 의혹을 조사하면서 대전지검이 전날 횡령 등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한 강 회장의 신병이 확보되면 강회장이 ㈜봉화에 투자한 70억원의 성격과 3자 회동도 병행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에 대한 조사와 박 회장의 홍콩 현지법 APC 계좌자료 분석에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이에 따라 이번주 후반까지 계좌 분석 등이 마무리되면 노 전 대통령 부부 소환 계획 등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박 회장으로부터 권 여사가 받은 것으로 전해진 10억원과 조카사위 연씨가 송금받은 500만달러,퇴임 후 차용증을 쓰고 빌렸다는 15억원과 관련해 각각 노전 대통령이 언제 알았는지,뇌물죄 등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따져볼 방침이다.

2007년 12월 연씨가 박 회장을 찾아가 투자를 부탁할 당시 노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가 함께 갔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연씨의 변호인은 ”때가 되면 밝히겠다“고 말했고,검찰은 ”박 회장으로부터 관련 진술을 확보한 바 없다“고 전했다.검찰은 조만간 연씨를 불러 500만 달러의 성격과 사용처 등을 규명할 예정이다.

검찰은 또 박 회장으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2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한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에게 전화 접촉을 시도한 정황을 포착,사실 관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 전 비서관은 구속영장 집행 당시 `이상득 의원에게 금품을 건넸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그런 일 없다”고 잘라 말한 바 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