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이 지난달 이란 원정 이후 한 달여 만에 다시 소집돼 한국의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분수령인 남북대결에 나설 베스트 11을 가리는 생존경쟁에 들어간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6일 낮 12시 파주 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모여 28일 이라크와 평가전, 4월1일 북한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 홈경기에 대비한 담금질을 시작한다.

제11기 허정무호는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해외파 7명을 포함한 22명으로 구성했다.

이란과 월드컵 최종예선 4차전 원정 멤버 중 부상 중인 `왼발 달인' 염기훈(울산), 중앙수비수 조용형(제주)과 경고 누적으로 북한전에 뛸 수 없는 베테랑 미드필더 김정우(성남)가 빠졌다.

대신 수원 삼성의 젊은 피 `트리오' 배기종과 이상호, 박현범이 새롭게 가세한 것이 특징이다.

허정무 감독은 소집 당일 오후부터 훈련을 통해 해외파와 국내 K-리거들의 조직력을 높이는 한편 28일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북한전에 뛸 베스트 11을 확정한다는 구상이다.

태극전사들의 본격적인 생존 경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소집 명단 22명 중 `거미손' 골키퍼 이운재(수원)와 `캡틴' 박지성, FC서울의 미드필더 `듀오' 기성용, 이청용이 주전 자리를 예약했을 뿐 나머지 선수들은 치열한 경쟁 관문을 뚫어야 한다.

포백 수비진영 중앙수비수 두 자리는 강민수(제주), 이정수(교토)의 경쟁 우위 속에 13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황재원(포항)이 도전장을 던졌다.

강민수-이정수가 콤비를 이룰 가능성이 크지만 황재원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때 북한 대표팀 간판 공격수 정대세(가와사키)를 효과적으로 막아 북한전에 중용될 가능성이 있다.

좌우 풀백은 해외파들의 경쟁으로 뜨겁다.

이란전에 선발 출격했던 이영표(도르트문트)와 오범석(사마라FC) 조합이 유력하지만 이영표는 좌우를 모두 소화할 수 있어 김동진이 왼쪽 풀백을 맡으면 이영표와 오범석이 한 자리를 다툴 수 있다.

공격 라인과 미드필더진도 미묘한 변화가 점쳐진다.

대표팀의 간판 골잡이인 이근호가 아직 둥지를 찾지 못한 무적(無籍) 신세인 데다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허정무 감독은 이라크와 평가전을 보고 북한전에 이근호를 기용할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근호가 합격점을 받는다면 장신 스트라이커 정성훈(부산)과 다시 투톱으로 나서고 박주영(AS모나코)과 뉴페이스 배기종(수원)은 조커로 투입될 공산이 크다.

김정우가 빠진 중원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조원희(위건 애슬레틱)가 공백을 메운다.

이란전 때 좌우 측면 미드필더로 호흡을 맞췄던 박지성과 이청용(서울)이 그대로 출격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중앙에는 기성용의 짝으로 조원희가 후보로 거론된다.

그러나 조원희가 위건 2군 경기에서 뛰었음에도 허정무 감독의 검증을 받지 않아 이라크와 평가전 결과에 따라 북한전에 기용될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