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올라가면 편두통이 발병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BBC는 미국 의학 학술지 '뉴롤로지' 최근호에 실린 논문을 인용해 기온이 5℃ 올라갈 때마다 편두통 발병 위험도가 7.5% 상승했다고 10일 보도했다.

2000년 5월부터 2007년까지 미국의 대형 병원 응급실에서 진찰받은 환자 7천54명의 방문 시점과 그때를 전후한 기후 변화 추이를 비교한 이 논문에 따르면 기온 상승은 편두통뿐 아니라 일반 두통의 발병률과도 비례했다.

기압이 낮아지면 2∼3일 뒤에 두통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결과도 도출됐지만, 낮은 기압이 두통에 미치는 상관관계의 강도는 기온 상승보다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기 오염 정도와 두통 유발 빈도 사이에는 이렇다 할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케네스 무카말 박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환경이 사람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됐으며, 특히 두통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에게 하루 단위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알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영국의 편두통 환자 단체 '마이그레인 액션'의 리 톰킨스 사무국장은 "이 연구에는 모든 사람이 두통 때문에 응급실을 찾지는 않는다는 점같이 약간의 미비점이 있지만 기후 변화와 편두통과의 관계를 보여줬다는 점은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보건 전문가들도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흥미를 보였지만, 기온이 상승한다고 해서 지나치게 많은 진통제를 먹는 일을 바람직하지 않으며 그로 인해 다른 위험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 기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