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FA(자유계약선수)들의 원 소속구단 상대 우선협상 기간이 19일 자정으로 끝나는 가운데 투수 최대어 손민한과 명품 유격수 박진만이 친정팀에 남기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손민한은 이날 계약금 8억원과 연봉 7억원 등 총액 15억원에 1년간 계약했다.

연봉 7억원은 현역 투수 최고액이자 2004년 정민태가 현대(히어로즈 전신)와 계약할 때 받은 7억4천만원에 이어 투수로서는 역대 2번째 금액으로, 손민한의 올해 연봉(4억원)에 비해 75% 인상된 액수다.

한 때 협상 결렬 위기에 처했던 구단과 손민한은 오후 늦게 협상을 재개해 이 같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올해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은 손민한은 일본 구단 등의 관심을 받았지만 처음부터 롯데 잔류 의사가 강했다.

손민한은 계약 후 "처음부터 롯데를 떠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며 "구단이 자존심을 세워 줘 고맙다.

롯데가 최고의 명문 구단이 될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 FA 중 연봉이 4억5천만원으로 가장 많은 삼성 내야수 박진만도 이날 계약금 6억원, 연봉 6억원 등 12억원에 계약서에 사인했다.

2004년 말 현대를 떠나 FA로 삼성과 4년간 최대 39억원에 계약했던 박진만은 "처음부터 구단이 따뜻하게 대해줬고 팀에 필요한 선수라고 인정해줬다.

처음부터 잔류를 결심하고 협상에 임했다"고 계약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이진영과 홍성흔은 구단과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진영은 이날 오후 7시부터 구단과 마주앉아 계약금 15억원에 연봉 5억원, 옵션 1억2천500만원 등 21억2천500만원을 요구했지만 계약금 10억 원(나머지 금액 동일)을 제시한 구단과 금액 차를 좁히지 못했다.

올해 연봉 1억8천600만원을 받은 홍성흔도 2시간가량 막판 협상을 벌였지만 금액 차를 좁히지 못했다.

홍성흔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팀에서 제안한 금액이 생각보다 작았다"라며 "협상이 빨리 이뤄지지 않은 게 아쉽다"고 말했다.

SK 김재현은 이날 밤늦게 구단 측과 마지막 교섭을 앞두고 있지만 금액차를 좁히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히어로즈는 정성훈과 전날 면담을 했지만 잡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인다.

구단 관계자는 "현 연봉(3억2천만원) 그대로 1~2년 더 계약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재정이 넉넉지 않은 히어로즈가 정성훈이 다른 팀으로 옮길 경우 선수 연봉의 최대 450%를 보상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협상을 서두르지 않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거물 FA 대거 흡수에 나설 계획인 LG는 일찌감치 자체 FA와 계약을 마치는 등 돈지갑을 열 준비를 끝냈다.

LG는 최동수와 계약금 1억원 등 총 2억5천만원, 내야수 이종열과 투수 최원호는 각각 연봉 1억7천만원, 연봉 2억원에 사인하는 등 서둘러 계약을 끝마쳤다.

LG는 이진영, 김재현, 정성훈 등의 영입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내년 시즌을 앞두고 팀 체질개선 작업에 한창인 한화도 이영우와 올 시즌과 같은 연봉 2억1천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한편 역시 FA 자격을 획득한 두산 투수 이혜천은 일본프로야구 진출을 위해 이날 일본으로 출국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김남권.진규수 기자 chungwon@yna.co.krsouth@yna.co.krnicemasar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