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화이팅!", "미키 간바레!"

6일 오후 2008-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3차 대회가 막을 올린 베이징 수도체육관(首都體育館)은 우승 메달을 놓고 경쟁에 나선 김연아(18.군포 수리고)와 안도 미키(21.일본)를 향해 외치는 한일 응원단의 함성 소리로 한껏 달아올랐다.

이날 링크 주변 벽면은 원정응원에 나선 김연아의 팬들이 붙인 응원용 배너들로 가득 찼고, 응원석 곳곳에서 태극기가 펄럭이면서 마치 홈그라운드에서 경기를 치르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일 응원전의 절정은 김연아와 안도가 포함된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2그룹 경기 직전 워밍업 시간이었다.

2그룹에서 경기를 치를 6명의 선수들이 모두 링크에 나와 마지막 점검에 나서자 양국 응원단들은 태극기와 일장기를 일제히 흔들면서 '김연아 화이팅!'과 '안도 간바레!'를 서로 질세라 외쳤다.

링크에서 몸을 풀던 김연아와 안도가 공교롭게도 동시에 솟구쳐 오르면서 트리플 점프에 성공하자 관중석은 탄성과 함께 우렁찬 박수가 터져 나왔다.

안도가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을 가볍게 뛰자, 김연아가 마치 기다렸다는 듯 트리플 플립-플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을 선보이며 보이지 않는 신경전에서도 지지 않으려는 모습을 연출했다.

결국 응원의 기를 제대로 살린 주인공은 김연아였다.

뜨거운 응원전에 힘입은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에서 59.30점을 따낸 안도를 누르고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김연아는 "지난해 하얼빈에서 열린 '컵 오브 차이나'에도 많은 팬이 찾아줬는데 오늘은 더 많이 오신 것 같아 너무 감사하다"며 "성원에 힘입어 꼭 우승을 차지하겠다"고 웃음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