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에 이어 오늘도 컨디션이 좋네요"

'컵 오브 차이나' 2연패에 도전하는 김연아(18.군포 수리고)가 금메달 경쟁자들과 함께 치른 공식연습에서 호쾌한 '정석 점프'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김연아는 5일 오후 베이징 수도체육관(首都體育館) 특설 링크에서 2008-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3차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두고 안도 미키(일본)와 사라 마이어(스위스), 애슐리 와그너(미국) 등과 45분 동안 공식훈련에 나섰다.

이날 6명의 선수와 빙판에 나선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 곡인 '세헤라자데'에 맞춰 점프와 스핀, 스텝 요소들을 세세하게 점검하면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열중했다.

전날 비공식 훈련에서 쇼트프로그램 훈련을 했던 만큼 시간을 아끼기 위해 프리스케이팅 연습에 나선 것이다.
김연아, 라이벌들과 첫 공식연습 "컨디션 최고"
김연아, 라이벌들과 첫 공식연습 "컨디션 최고"
김연아, 라이벌들과 첫 공식연습 "컨디션 최고"
김연아는 첫 점프 과제인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뛰다가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잠시 주춤했지만 정성을 많이 들였던 트리플 루프를 깨끗하게 성공해 우려를 씻어냈다.

연이어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까지 완벽하게 소화한 김연아는 함께 훈련에 나선 경쟁자들의 기선을 확실하게 제압했다.

김연아는 앞서 실수했던 트리플 플립을 재차 시도하려다 또 한 번 넘어지자 곧바로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문제점을 얘기하고 나서 세 번째 시도에서 성공,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점프에서 안정감을 찾은 김연아는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도 깔끔하게 처리되자 스파이럴과 스핀을 점검하면서 훈련을 끝냈다.

반면 1차 대회에 이어 김연아와 이번 시즌 두 번째 맞대결에 나선 안도는 점프보다 빙질 적응에 중점을 뒀다.

지난달 1차 대회를 앞두고 치른 첫 훈련에서 점프를 중점적으로 점검했던 것과 대비됐다.

스핀과 스파이럴, 스텝을 위주로 하면서 빙질을 파악한 안도는 곧바로 점프에 나섰지만 더블 악셀 착지에서 손을 짚고 몇 차례 트리플 점프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다.

또 사라 마이어도 점프 완성도에서 아쉬움을 남겼고, 애슐리 와그너 역시 눈에 띌 정도의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했다.

1차 대회 우승의 상승세를 잇고 있는 김연아가 돋보일 수밖에 없는 자리였다.

김연아는 훈련을 끝내고 나서 "빙질이 바뀌면서 플립 점프가 조금 헷갈렸지만 막판에 감을 잡았다"며 "경험을 토대로 빨리 적응할 것"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한편 안도 미키는 "점프도 어느 정도 만족스럽지만 체력적으로 조금 부족한 게 문제"라며 "빙질은 좋았다.

그랑프리 파이널을 생각하지 않고 오직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1차 대회 성적이 만족스럽지 않아 이번 쇼트프로그램 구성에 조금 변화를 줬다.

이를 토대로 더 좋은 점수를 얻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 취재진들은 안도의 상황에 대해 "몸 상태는 좋아 보인다"며 "하지만 이번 대회 역시 프리스케이팅에서 쿼드러플 살코(공중 4회전)을 포기하고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를 시도할 것 같다"고 귀띔했다.

김연아는 6일 오후 8시 45분 시작하는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12명의 출전자 가운데 마지막 연기자로 나선다.

(베이징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