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단 = 7일 열린 카메룬과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1차전(1-1 무승부)에서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기록한 박주영(23.서울)은 8일 오전 1시30분(이하 한국시간)이 다 돼서야 숙소에 도착했다.

경기가 끝난 뒤 2시간45분 만이다.

풀타임을 뛴 박주영은 경기 후 도핑 검사 대상자로 뽑혔다.

하지만 소변이 나오지 않았다.

물과 바나나를 계속 먹어대며 기다리다 결국 날이 바뀐 뒤 돌아올 수 있었다.

경기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짐작하게 한다.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박주영은 이날 후반 23분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뽑았다.

2006년 11월14일 창원에서 열린 일본과 21세 이하 대표팀 간 평가전(1-1 무승부)에서 선제골을 터트린 이후 올림픽대표팀에서는 처음 맛 본 골 맛이었다.

비록 아쉽게 리드를 끝까지 지키지는 못했지만 박주영이 득점포 침묵에 대한 부담을 말끔히 씻어낼 수 있었던 것은 큰 수확이었다.

박주영은 먼저 "힘든 경기였다.

어느 대회나 마찬가지지만 첫 경기가 가장 어렵다.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뛰었다.

승점 3을 얻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오랜만에 골을 넣어 기쁘다.

특히 중요한 경기에서 득점해 더욱 기쁘다"면서 "그 동안 기다려 준 동료가 고맙다"며 그와 마음고생을 함께 해준 팀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습도가 높아 경기하기가 쉽지 않았던 데 대해서는 "체력적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다.

한국보다 많이 습하다 보니 잔디도 미끄러운 편이었다"며 원기 회복을 이탈리아와 2차전 준비의 주요 과제로 삼았다.

전반전 상대의 힘에 밀려 수비는 물론 미드필더진까지 적극적인 공격 가담을 못하며 최전방에 고립됐던 박주영은 "아무래도 첫 경기다 보니 조심스럽게 접근하려고 했다.

그래서 공격 기회가 많이 나지 않았다"고 팀 사정을 설명했다.

박주영은 후반전 시작하며 신영록(수원)이 교체 투입되면서 백지훈(수원)이 지키던 왼쪽 미드필더로 내려갔다.

그는 "특별히 큰 차이는 없었다.

다만 자리를 바꾼 후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 가담에도 많이 신 경을 썼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전에 대한 각오도 드러냈다.

박주영은 "이탈리아는 매우 강한 팀이다.

공격이 날카롭고 조직력도 강하다.

우리로서는 상대보다 더 많이 뛰어야 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우리도 한 경기를 치러 올림픽 무대에 대한 부담을 떨칠 수 있었다.

다음 경기는 더 좋은 플레이를 할 것이다.

꼭 이기고 싶다"고 밝혔다.

(친황다오=연합뉴스)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