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단 = 박성화호의 '믿을맨' 박주영(23.FC서울)의 득점포가 오랜 침묵을 깨고 드디어 터졌다.

박주영은 7일 오후 중국 친황다오 올림픽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D조 1차전 카메룬과 경기에서 선제골을 뽑아냈다.

경기는 1-1로 비겼지만 페널티킥을 제외하고는 오랫동안 대표팀에서 득점이 없었던 박주영으로서는 골에 대한 자신감을 찾았다는 점에서 박성화호에는 큰 수확이다.

0-0으로 지루한 공방이 이어지던 후반 23분 박주영은 미드필드 왼쪽에서 얻어낸 프리킥에서 키커로 나섰다.

직접 골을 넣기에는 조금 어려운 장소였다.

거리도 멀었고 측면으로 처져 있었다.

발 밑에 놓여 있는 볼을 예리하게 주시하던 박주영은 힘껏 오른발로 감아찼고 날카롭게 궤적을 그린 볼은 골문 앞에서 한 번 튀기더니 머뭇거리던 카메룬 수문장 아무르 티그니옘의 손에 걸리지 않고 그물을 휘감았다.

공격에 가담한 왼쪽 풀백 김동진이 날아가는 볼에 발을 쭉 뻗으면서 상대 골키퍼 시선을 가려줘 보탬이 되기도 했지만 결국 박주영의 정확한 킥 능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박주영의 득점포는 정말 오래 침묵해 왔다.

올림픽 대표팀의 공식 경기에서는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지난 2월 중국 충칭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대회에서 2골을 몰아치며 기대를 모았지만 K-리그 개막과 함께 슬럼프에 빠지더니 지난 4월6일을 마지막으로 4개월 가까이 침묵했다.

올림픽 최종엔트리를 발표할 때도 논란이 있었다.

골 맛을 잃어버린 공격수보다 소속 리그에서 득점력이 높은 선수를 뽑는 게 옳다는 지적이 일었다.

하지만 박성화 감독은 2003년과 2005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당시 애제자였던 박주영의 부활을 끝까지 믿었다.

자세 교정과 균형을 잡아주는 것으로 안되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프리킥을 전담하게 하며 해결사보다는 도우미 역할을 맡겼다.

홀로 프리킥 특훈까지 시킬 정도였다.

결국 박주영은 올림픽 무대에서 첫 골을 신고하며 스승의 굳은 믿음에 보답했다.

무승부로 한국은 조별리그 통과를 위해서는 이탈리아와 2차전에 다시 승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 막혀 있던 득점포를 시원하게 터트린 박주영의 상승세가 꾸준히 이어질 지 기대된다.

(친황다오=연합뉴스)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