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이 그룹 주변에서 떠도는 자금위기설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3일 금호아시아나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 1일 열린 그룹의 금요경영특강에서 "직원들이 열정과 책임을 다해 맡은 직무를 열심히 하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최근 나도는 유동성 위기설을 일축하고 직원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이 특강은 금호아시아나가 임직원들의 경영지식과 경영마인드 함양을 위해 매달 두 차례씩 격주 금요일마다 내외부 강사를 초청해 실시하는 프로그램.
특강 기회를 통한 박 회장의 언급은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대규모 유동성 확보를 골자로 한 고강도 자구책을 내놓은 직후에 나온 것이어서 더욱 관심을 끌었다.

금호아시아나는 지난 7월 31일 시중에 나도는 유동성 위기설의 불을 끄기 위해 부동산, 유가증권, SOC(사회간접자본) 지분 등 자산매각을 통해 총 4조5천74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자금 확보방안을 내놨었다.

박 회장은 특강에서 "외환위기 당시 부채비율이 400∼500%에 달할 정도로 어려울 때에도 공적자금 등 외부지원 한 푼 받지 않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살아남았다"면서 "현재 전반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은 데도 불구하고 올해만 그룹 순이익이 1조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되는 등 자금흐름이 원활한 상황에서 무슨 문제가 되겠느냐"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IMF위기는 느닷없이 찾아온 것이어서 미처 대비할 틈도 없이 당했지만, 지금의 위기는 이미 예견된 것인데다 각종 선진 금융기법을 통해 유동성과 부채비율 등 경영지표를 잘 관리하는 등 충분히 대비하고 있는 만큼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일각에서 경기침체 우려 상황에서 계획대로 자산매각이 이뤄질지 의문을 제기하는데 대해서도 박 회장은 "4조5천740억원대의 유동성 확보방안 중에서 절반 가량은 이미 확보돼 있으며, 나머지도 시장상황에 맞춰 추진하고 있는 만큼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날 특히 세계적인 교향악단 베를린 필하모니 오케스트라를 35년간 이끌었던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1908-1989)이 공연 하루 전날 마지막까지 완벽을 추구하며 책임과 열정을 다하는 리허설 장면을 담은 DVD를 보여주면서 카라얀의 정신을 본받고 배우자고 제안했다.

박 회장은 "재능과 능력만 믿고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성공을 이룰 수 없다면서 재능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노력하자"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