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색 물감을 타놓은 듯한 바다에 고개만 빼꼼히 내민 녹색 섬의 산호해변이 그림같다.

100m 이상을 나가도 어른 키를 넘지 않는 얕은 바다, 스노클러들의 주위를 맴돌며 장난을 거는 호기심 많은 총천연색 물고기들이 반갑다.

그뿐인가,밤새 캄캄했던 바다에 태양이 떠올라 섬 전체가 황금빛으로 흠뻑 젖는 일출 광경이나 늦은 오후 오렌지 빛으로 수줍은 화장을 하는 일몰 광경은 상상 그 이상의 파라다이스다.

바로 몰디브의 클럽메드 카니 리조트다.


■무엇이든 할 자유,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

몰디브 클럽메드 카니 리조트가 더욱 즐거운 이유는 바로 '무엇이든 할 자유,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에 있다.

클럽메드에는 다양한 편의,오락시설이 마련돼 있고 이것과 별도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시간대별로 운영되고 있어 원할 경우 참가하면 된다.

자신의 프로그램을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

하루종일 스노클링만 해도 되고,파도소리를 배경 삼아 하루종일 잠만 자도 된다.

어느 누구도 간섭하지 않는다.

그저 모든 것이 자신의 선택일 뿐이다.

비치파라솔 그늘에 누워 인도양의 바다를 눈으로 즐기거나 읽고 싶은 책을 꺼내 들어도 좋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무료하다면 다양한 레포츠와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해보자.선착장이 있는 해변에서는 카니의 자랑인 윈드서핑,카약,세일링,스노클링,스쿠버 다이빙 등 다양한 해양 및 육상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아름다운 바닷속 비경을 볼 수 있는 스노클링이 압권이다.

초보자라도 겁낼 필요 없다.

원하는 경우에는 GO(현지 리조트 상주직원)에게 기초부터 무료로 강습받을 수 있다.

수영장에서는 아쿠아 에어로빅,리조트 내에서는 탁구 배드민턴 당구 등도 즐길 수 있다.

■바에서의 음료까지 공짜 서비스

몰디브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다면,미니 관광 코스를 빼놓을 수 없다.

하늘 위에서 몰디브의 멋진 전경을 감상하는 '로빈슨 투어'는 수상 비행기로 사우스 말레 산호섬의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는 럭셔리한 코스다.

스노클링은 물론 랍스터 중식과 해변에서 둘만의 휴식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며,보물로 유명한 필리드후 산호섬도 관광할 수 있다.

지친 몸을 달래주기에는 마사지가 제격.세계 최대 스파 체인인 '만다라'가 운영하는 이곳 스파에서는 인도네시아 발리 마사지를 서비스한다.

꺾고 누르는 태국 마사지와도 다르고,오일을 발라 아주 부드럽게 만져주는 스위디시 마사지와도 좀 다르다.

잔잔히 깔리는 명상음악 속에서 자신이 선택한 스파 오일로 부드럽게 마사지를 받다 보면 코끝에 스치는 향긋한 오일냄새에 충만한 기운이 몸과 마음을 나른하게 만들어준다.

아름다운 경관과 더불어 휴양지의 포기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면 현지의 다양한 요리가 아닐까.

클럽메드 카니의 메인 레스토랑은 맛깔스러운 한국음식은 물론 전 세계 다양한 요리를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

1일 3식의 풍성한 뷔페식과 늦은 아침,늦은 점심 식사가 제공되고 식사 시간에는 소프트 드링크,맥주,와인을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다.

국적과 인종을 초월해 격의없이 수다 떨고 박장대소하는 즐거움을 맛보기 위한 관광객의 활기찬 웃음소리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이 기분 좋은 이유는 모두 공짜라는 것이다.

한국에서라면 가격 때문에 외면했던 각종 칵테일도 원없이 먹을 수 있다.

해외에 나가서도 소식을 하겠다는 굳은 결심은 이 모든 먹거리 앞에 물거품되고 만다.

내친김에 석양에 물든 바다가 장관을 이루는 선셋바에서의 맥주 한 잔에 위로를 받아본다.

역시 다이어트는 무리다.

■별빛샤워 개운한 한밤의 낭만

이글거리는 낮과 달리 몰디브의 밤은 낭만이 넘친다.

흥청거리지 않으면서 흥겹다.

평소에는 스포츠 강습자로,바텐더로 종횡무진 리조트를 누비던 GO들은 밤이면 엔터테이너로 변신해 파티와 공연을 선물한다.

지칠 줄 모르는 그들의 에너지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쏟아지는 별빛 때문인가,달콤한 칵테일 때문인가.

파티 드레스코드에 맞춰 깊게 파인 옷으로 한껏 멋을 부린 외국인들도 흥을 돋운다.

사랑하는 연인들은 눈빛으로 말을 나누고 국적 불문 몸을 흔드니 그 열기가 좀처럼 가시지 않는다.

곧이어 각국의 유행가가 흘러나오며 GO들의 시범율동에 맞춰 남녀노소 모두 춤을 추는 크레이지 사인(Crazy Sign)이 시작된다.

한국인의 막춤도 시작되고 외국인도 어느새 동화돼 간다.

하루의 끝자락을 못내 아쉬워하면서 몰디브의 밤은 그렇게 깊어간다.

신의 섭리와 인간이 만들어낸 지상낙원 몰디브에서는 이 모든 것이 흔한 일상이 돼버린 풍경이다.

몰디브=이정희기자 ljh9947@hankyung.com